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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허가와 무허가가 공존하는 건대입구 노점상

[르포] 허가와 무허가가 공존하는 건대입구 노점상

기사승인 2014. 11. 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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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노점상 "서울시 및 HAECHI 마크 달고 세금내요"
무허가 노점상 "어차피 벌금 내면 되는데… 장사 지장 없어요"
해치
서울특별시 및 HAECHI 마크를 달고 영업하는 노점. /사진=이학준 대학생 인턴기자
건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어린이대공원으로 가는 방면 도로에는 다양한 노점상들이 있다. 다양한 음식점과 꽃집, 사주점집, 테이크아웃 커피숍, 가방 판매점 등이 박스 컨테이너의 형태로 200m 가량 줄지어 있다. 이 노점상들은 이제 건대입구를 상징하는 하나의 거리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각각 노점상들의 박스 컨테이너 사이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분식을 파는 노점상 주인 A씨는 이 박스 컨테이너를 직접 자비로 제작해 영업을 하고 있다. 닭꼬치를 파는 노점상 주인 B씨는 서울시에서 박스를 대여해 사용하고 있다. 이 두 노점상의 차이는 무엇일까.

B씨의 닭꼬치 가게는 노점상이 아닌 ‘보도상 영업시설물’로, 서울특별시에서 정식으로 도로점령허가를 받아 ‘HAECHI’ 마크가 달린 박스 컨테이너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것. 적법한 허가를 받아 박스 대여료와 각종 세금을 정당하게 납부하며 영업을 한다.

노점상
관청의 허가 없이 건대입구 앞에서 영업하고 있는 노점. /사진=이학준 대학생 인턴기자
반면 A씨의 분식집은 정식으로 허가를 받지 않았다. 수도와 전기를 맞은편 건물로부터 일정한 돈을 주고 끌어와 영업을 하고 있어 특정한 세금을 내지 않는다. 대신 1년에 한 번씩 과태료(㎡×10만원)를 내는 실정이다. 즉, 세금을 납부하는 것보다. 과태료를 납부하는 것이 돈이 적게 들기 때문에 그대로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불법 노점상들을 ‘HAECHI’ 마크가 달린 정식 ‘보도상 영업시설물’로 모두 전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책상 기존에 장기간 동안 영업하던 노점상들에 한해 그 직계가족까지는 승계를 허용하고 있으며 노점상들의 단속을 완화해 지정된 자리를 옮기거나 매매를 하는 등의 일정한 규정을 어기지만 않으면 단속의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미 노점상 주인들이 자비로 박스를 제작해 사용하고 있는 사용물인 만큼 그것들을 철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결국 정당하게 허가를 받고 세금을 납부하는 B씨와 정식으로 허가를 받지 않고 과태료만 납부하는 A씨 모두 관청의 별다른 제재 없이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B씨는 “많은 세금을 내고 장사를 하고 있지만, ‘HAECHI’ 마크가 있어 노점상들이 단속으로 인해 영업을 하지 못할 때도 우리는 영업을 할 수 있어 안전하다”며 “다 같이 적법하게 영업을 할 수 있길 바라지만, 불법 노점상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어르신이고 생계와 밀접한 문제이므로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진구청 관계자는 19일 “정책상 노점상 단속강화가 아닌 완화를 하고 있고, 사실상 이 모든 노점상들을 철거 할 수 없다”며 “게다가 2017년까지 모든 노점들에 대해 박스를 직접 제작해주고 허가를 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나 노점상들이 세금을 내는 것보다 과태료를 내는 것이 더 이익인 상황에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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