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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호세 카레라스보다 뛰어난 한국 성악가들, 우리가 주목해야

[취재뒷담화]호세 카레라스보다 뛰어난 한국 성악가들, 우리가 주목해야

기사승인 2014. 11. 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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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적 테너 호세 카레라스(68)의 공연이 취소돼 2000명의 관객이 입장권을 환불하는 등 큰 소동을 겪었는데요.

관객들은 23일 공연 시작 시간이 30분이나 지나고 나서야 “아티스트가 바이러스성 후두염에 걸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공연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게 돼, ‘멘붕’ 상태였다고 합니다. 


카레라스는 사실 전날인 22일 공연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습니다. 고음은 물론이고 저음도 불안정했으며, 예정된 곡을 부르지 않고 건너뛰는 등 실망스러운 무대를 선보였지요. 


이날 공연 입장료가 최고 44만원이고, 그를 보기 위한 관객이 3층까지 가득 채워졌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크나큰 실례가 아닐 수 없는데요. 


그가 공연을 취소한 날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73)의 내한공연도 열렸습니다. 도밍고는 비교적 성공적인 공연을 치렀지만, 일부 고음 대목에서 벅찬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나이는 속일 수 없기 때문이지요.


오페라 평론가 손수연 씨는 “일반적으로 테너나 소프라노는 바리톤이나 메조소프라노보다 수명이 더 짧은 편”이라며 “테너, 소프라노는 보통 60대 중반이면 전막 오페라가수로는 좀 힘들어진다. 하지만 예외도 많다”고 했습니다. 

이어 손씨는 “카레라스의 경우는 나이도 일흔 가까이 됐지만 백혈병 경력 때문에 수명이 더 짧아진 듯하다”고 했지요.


카레라스가 공연을 취소한 그날, 필자는 국립극장에서 공연된 라벨라오페라단의 ‘라보엠’을 보러갔습니다. 소프라노 김지현, 테너 지명훈, 바리톤 박경준 등 우리나라 성악가들,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잘 하더군요.  


특히 클래식음악에서도 성악 분야는 한국 연주자들의 기량이 세계적으로 뛰어난 편입니다. 때문에 굳이 이름만 유명한 해외 성악가들 공연을 찾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성악가들이 해외 무대를 주름잡고, 이탈리아 현지에서 교수를 하고, 각종 유수 콩쿠르를 휩쓰는 지금, 우리가 굳이 비싼 돈 들여 해외 성악가 공연을 볼 필요가 있을까요.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성악가들, 이제는 우리가 좀 더 챙길 때인 것 같습니다. 




라벨라오페라단의 오페라 '라보엠'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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