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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상의 와인톡톡]<1>페라리를 마실까, 롤스로이스를 먹을까?

[이길상의 와인톡톡]<1>페라리를 마실까, 롤스로이스를 먹을까?

기사승인 2014. 11. 2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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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민의 시작,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포도밭의 고목/사진=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붉은 액체를 한모금 마셨다. 풍부한 과일향이 코를 감싸고, 파워풀한 느낌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또 다른 와인을 입에 흘려 넣으니 이번에는 파워풀하면서 동시에 우아하기까지하다. 복합미와 구조감이 근사하다.

전자는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MC'(Marques de Caceres MC, 2012빈티지)이고, 후자는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가우디움'(Marques de Caceres Gaudium, 2008빈티지)이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MC는 페라리, 가우디움은 롤스로이스 같다. MC가 활기찬 젊은이라면, 가우디움은 삶의 오랜 경험이 묻어나는 세련된 중년신사를 연상케한다.

개인적로는 롤스로이스가 더 좋다.

MC를 만드는 포도
이 두 와인을 만드는 곳은 스페인 리오하 지역의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다. 프랑스 보르도 그랑크뤼 '샤또 까망삭' 오너였던 엔리케 포르네르가 고향으로 돌아와 1970년 설립했다. 

현대 와인 양조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밀 페뇨 교수와 세계적인 와인메이커 미셸 롤랑의 컨설팅이 더해지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2003년 MC 2001빈티지가 처음 출시되자 스페인 후안 카를로스 국왕이 포르네르에게 서신을 보내 공로를 치하했고, 가우디움은 2005년 스페인에서 열린 라틴계 국왕 정상모임에 공식 만찬주로 제공됐을 정도다.

현재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오너 자리는 2011년 엔리케 포르네르가 사망 후 딸 크리스티나 포르네르(Christina Forner)가 맡고 있다.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행사장에는 종종 디자이너 파코 라반, 존 갈리아노 등 유명인사들이 등장하는데 크리스티나와 친분이 깊어서다. 이들은 그녀가 만든 와인 애호가이기도 하다.       

파코 라반은 2011년 와이너리 설립 4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MC 리미티드 에디션 레이블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MC는 스페인 대표 포도품종인 템프라니요 100%로 만든다. 각각 다른 해발고도에 위치한 5개의 포도밭에서 나온 포도로 만드는 게 특징이다. 일일이 손으로 포도를 따는 것은 물론이고 작은 플라스틱 바구니를 사용해 포도알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옮긴다. 프렌치 오크통에서만 숙성하고, 시장 출시 전 6개월간 병숙성을 또 한다.

가우디움은 템프라니요(95%)와 그라시아노(5%)를 블렌딩해 생산한다. 평균 60~120년 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하는데 한 포도밭의 경우 102년 이상된 포도나무만 있다.

시장에 나오기 전 2년 간 병숙성을 통해 복합미를 높였다. 

가우디움은 라틴어로 감각이 주는 최대한의 만족을 뜻한다.

가우디움
두 와인이 이 농장에서 만드는 최상급 와인이라면 그 아래로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그란 레세르바'(Marques de Caceres Gran Reserva)가 있다. 

얼마 전 19년 된 1995빈티지를 마셨는데 입 속에 맴도는 크리미한 느낌이 일품이었다.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시기에 손색없는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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