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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눈 먼 가맹본부… 한집 건너 커피숍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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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승인 : 2014. 12. 01. 06:00

개장비·로열티로 수익 내는 구조
창업희망자 현혹, 이익 극대화
솜방망이 처벌로 '甲질' 여전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숍’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전국에 커피숍만 지난해 1만5000개, 2006년 1200개에 비해 10배가 넘게 증가했다.

고성장을 이룬 만큼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난해 식품업계의 밀어내기가 이슈화되면서 사회 고질적인 병폐 중인 하나인 ‘갑(甲)질’ 관행이 어느 정도 개선됐지만, 법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커피숍 가맹점주들은 여전히 횡포로 고통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벌에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커피 가맹본부의 횡포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커피 가맹본부인 카페베네·이디야·할리스커피 등 14개 업체가 공정위로부터 제재 조치를 받았다.

앞선 지난 8월 카페베네는 판촉비 전가·인테리어 공사업체를 지정하는 등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로 업계 역대 최대 규모인 19억원의 과징금을 맞았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 이디야·할리스·망고식스 등 13개 가맹본부가 허위과장 광고 및 정보공개서를 제공하지 않는 등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시정명령 및 공표명령을 받기도 했다. 더군다나 다빈치커피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폐점률을 거짓 광고하는 등 오랫동안 횡포를 부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정명령을 비웃듯 일부 업체들은 같은 혐의로 적발되지 않기 위해 예상수익률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고 자사 홈페이지에서 해당 정보를 삭제했으며, 창업비용도 앞으로 상담문의를 해오는 가맹 희망자들에게만 알려준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정위가 수익률과 창업비용을 공개한 업체들에 한해 제재를 했다는 반발심이 작용한 것이다. 이는 커피숍 업계 내에서 갑 횡포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이같이 커피 가맹본부의 갑질이 근절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업체간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커피 가맹 브랜드만 140여개에 달한다. 보통 가맹본부는 상호 브랜드 사용 대가로 받는 가맹비(최고 2200만원)와 보통 2~3%의 로열티를 통해 수익을 낸다. 신규 점포를 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맹 희망자를 현혹시키는 방식으로 매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또한 제도적 한계도 문제를 키웠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위법 행위를 주로 들여다본다. 기업은 많은데 인력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노력 대비 효율성을 고려한 전략인 셈이다. 가맹본부의 기존 가맹점에 대한 횡포를 조사하는 가맹거래과에는 조사관이 10명 밖에 없다. 중소·중견기업으로 이뤄져 있는 커피 가맹본부가 허술한 법망의 사각지대에서 제대로 관리 되지 않은 탓에 갑 횡포를 제멋대로 부려왔던 것이다.

게다가 공정위의 솜방망이 처벌도 갑질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무려 13개 업체가 허위과장 광고로 적발이 됐지만, 시정명령에 그쳤다. 사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는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발생한 관련 매출액의 2%나 최고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규정돼 있다.

다만 주무부서인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는 해당 행위로 처음 걸린 업체들이어서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으나 업체들이 이익을 본 것에 비하면 제재가 너무 약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이 심하다보니 ‘점포를 늘리고 보자’는 식으로 가맹본부가 점주를 이용해서는 안된다”면서 “본부와 점주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시장 질서가 어지럽혀지면 커피숍 시장 전체에 피해가 발생한다.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공정위도 좀 더 강하게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라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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