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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人] 2014년 떨어진 재계 ★들

[정해균의 Zoom-人] 2014년 떨어진 재계 ★들

기사승인 2014. 12. 06.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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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저물어간다. 올해는 대한민국 경제계의 ‘거목(巨木)’들이 지병 등으로 대거 우리 곁을 떠났다. 국민들의 존경을 받거나 우리 산업계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겼던 ‘경제계 어른들’의 타계해 아쉬움이 더 컸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한국 섬유산업의 개척자’인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지난달 8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1922년 경북 영일군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학 정경학부를 수료하고 57년 부친과 함께 ‘한국나이롱주식회사를 창립하고 국내 최초로 나일론사를 생산해 한국 섬유산업을 새로 썼다. 77년 코오롱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화학, 건설, 제약, 전자, 정보통신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시켰다. 경제단체도 앞장서서 이끌었다. 고인은 82~96년 초까지 15년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83년부터 3년간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 89년에는 경제단체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스포츠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대한농구협회장과 대한골프협회장, 2002 한·일월드컵대회조직위원회 초대위원장도 맡아 아마추어 스포츠 발전과 국가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다. 96년 코오롱그룹 회장 퇴임 이후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살맛나는 세상‘캠페인 사업을 하는 등 사회봉사 활동에 힘썼다. 고인은 82년 기업인으로서는 최고 영에인 금탑산업훈장을, 92년에는 개인에게 수여되는 국내 최고의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기업인으로서는 최초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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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LS니꼬동제련을 세계 정상급의 비철금속기업으로 키워내 ‘한국의 구리왕’으로 불리는 구자명 회장이 지난달 26일 향년 62세로 별세했다. 고 구 회장은 LS그룹 창업주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로,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조카다.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한 고인은 LG칼텍스정유 상무, LG상사 부사장 등을 지냈다.

2005년 LS니꼬동제련 대표이사로 취임 후, 2조원 수준이던 매출 규모를 6년 만에 9조원대로 끌어올렸다. 2005∼08년 한국비철금속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2006년부터 국제구리협회 이사를 맡았다. 지난해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제 구리 관련 기업단체인 코퍼클럽으로부터 ‘올해의 코퍼맨’ 상을 받았다. 한국인으로는 첫 수상, 아시아인으로는 세번째였다. 대기업 그룹 출신으로는 드물게 대학 졸업 후 전방에서 포병장교로 군 복무를 마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용학
고 박용학 전 대농그룹 명예회장
국내 면방직 산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박용학 전 대농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8월 2일 향년 9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박 전 명예회장은 1946년 자본금 100만원으로 대한계기제작소를 설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55년 곡물·비료 무역업체인 한농산을 창업했고, 68년엔 쌍용그룹으로부터 금성방직과 태평방직을 인수하며 대농그룹을 국내 면방직 업계의 선도업체로 육성했다. 69년에는 미도파백화점을 인수해 유통업에도 진출했다.

고인은 남다른 사교성과 유머감각으로 ‘재계의 마당발’로 불렸으며 한일경제협회 회장, 한중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무역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민간 차원의 무역교류 확대에도 힘썼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인간중심 경영’이라는 경영 철학을 중시했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신명수
고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은 지난 8월30일 향년 73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를 거쳐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엘리크 기업인이었다. 1967년 부친 고 신덕균 명예회장이 창업한 식품회사 동방유량에 입사해 경영기획실장, 사장, 회장 등을 역임하며 식용유 브랜드 ‘해표’를 키웠다. 신 전 회장은 84년 한국능률협회 부회장, 85년 대한상공회의소 특별위원, 88~97년에 한국대두가공협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한국 식품가공산업의 발전을 위해 애썼다.

고인은 언론인으로도 활동했다. 97년부터 99년까지 코리아헤럴드·내외경제신문 회장을 역임하며 언론 발전에도 기여했다. 신 전 회장은 또 70~80년대 전 세계 젊은 최고경영자연합회인 국제YPO의 본부 집행위원을 지내며 한국 경제인들을 세계무대에 소개했다. 90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과 신 전 회장의 딸이 결혼해 2012년 이혼할 때까지 23년간 사돈관계로 지내기도 했다.

김신권
고 김신권 한독 명예회장
국내 ‘1세대 제약기업인’으로 한독(옛 한독약품)을 창업한 김신권 명예회장이 지난 4월 30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인은 1941년 중국 안둥시에 ‘금원당’ 약방을 개업한 이후 70여년 동안 제약업 외길을 걸어왔다. 54년 한독약품을 설립, 57년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독일 제약사 훽스트와 기술제휴하는 등 국내 제약산업 선진화에 앞장서왔다. 75년에는 직원들에게 직접 노동조합 설립을 권유하는 등 노사간 신뢰를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펼쳤다. 2006년에는 한독제석재단을 설립해 장학사업과 의약학 연구지원 활동을 해 왔다. 고인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석탑산업훈장, 독일연방공화국 십자대훈장,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받았다.

김운렴 아식스
고 김운렴 아식스코리아 회장
국내 스포츠 산업계의 1세대 기업인인 김운렴 아식스코리아 회장이 지난 10월 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37년 평안남도 강서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숭실대 경제학과와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던일리노이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65년 섬유회사인 범양사에 입사했다. 82냔 형제들과 함께 섬유회사 원창물산 설립했다. 고인은 1995년 4월 일본 아식스의 창업자 오니쓰카 기하치로 씨의 제안으로 아식스코리아의 대표이사 사장직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스포츠용품 산업에 뛰어들었다. 2005년 1월 아식스코리아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전중윤
고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
이 밖에도 삼양식품 창업주이자 한국에서 라면을 처음으로 만든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과 김영환 송원그룹 회장, 허용 삼일제약 명예회장, 엄춘보 한일철강 회장, 여우균 화남피혁 회장, 유성렬 삼호종합개발 회장, 박성형 신라섬유 회장, 배은희 한국바이오협회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올해 유명을 달리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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