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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스포츠를 말하다] 기업 없이 운영 힘든 프로구단, 무엇이 문제일까?(2)

[기업 스포츠를 말하다] 기업 없이 운영 힘든 프로구단, 무엇이 문제일까?(2)

기사승인 2014. 12. 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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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 시민구단 특성상 광고비 줄자 수익성 악화
자본잠식으로 선수월급지급도 어려워
기업의 지원없을 경우 수익구조 악화는 불가피
인천유나이티드
2014 K리그 클래식 34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 경남FC 경기모습/출처 = 인천유나이티드 홈페이지
국내 프로구단을 운영하는데 기업의 지원이 얼마나 중요할까? 이를 알기 위해 국내 프로축구에서 시민구단으로 운영되는 팀과 대기업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팀을 비교해 보면 그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2007년 한국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꿈꾸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을 추진한 인천유나이티드 축구단이 최근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투자를 받아 운영되는 주식회사 형태의 구단 중 하나다.

하지만 국내 스포츠산업 환경상 이런 시민구단들은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시민구단의 대표격이었던 인천유나이티드는 창단 이후 성공적인 스포츠마케팅으로 나름의 수익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역사회에서 광고를 받았고, 좋은 선수를 키워 이적시키며 수익을 창출해 냈다.

지역과 연계된 마케팅 활동은 인천 시민들에게 구단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이는 곧 수익창출이라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냈다. 코스닥 시장 상장까지 생각할 정도였으니 스포츠인들에게 인천유나이티드는 성공적인 스포츠 경영의 결과물로 여겨질 만했다. 미국 프로스포츠처럼 충성도 높은 시민들이 성장의 자산이 되는 듯 했고 기업위주로 돌아가면서도 적자를 면치 못하던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을 비웃는 듯한 성장세를 보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가 채 식기전인 2003년 출범한 인천유나이티드는 2003년과 2004년에 두번에 걸친 시민주공모를 통해 4만7000여명의 인천 시민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형태로 자금을 모았고, 2006년 167억9000만원의 자본금을 갖춘 구단으로 성장했다.

2006년 프로축구 구단 14곳 중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던 구단은 인천을 비롯해 경남·대전·대구 등 4곳이었다. 당시 4개 구단 중 경상이익(영업이익+영업외수익-영업외비용)이 난 곳은 인천유나이트드 뿐이었다. 23억7000만원의 경상이익을 낸 인천유나이티드와 달리 경남(-52억5000만원)·대구(-37억8000만원)·대전(-16억2000만원)은 16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정말 큰 차이였다. 흑자를 내기 힘든 우리나라 스포츠구단들 사이에서 낸 이런 결과는 대단한 평가를 받을 만 했다.

인천유나이티드 영업손익현황
하지만 인천유나이티드의 성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계에 부딪쳤다. 금융위기로 경영이 어려워진 지역 광고주(기업)들의 지원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구단의 주요 자금줄이던 광고수익도 줄기 시작했다. 2012년 인천전용축구경기장에 대해 인천광역시에게 경기장을 수탁 받아 운영하면서 매점운영 등을 통한 부수적인 수입과 입장권 수입을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었지만 이미 기울어져가는 구단의 재정상태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광고유치를 위해 △주후원사(Premier Sponsor) △특별 후원사(Official Sponsor) △공식 후원사(Official Sponsor) △공식 제휴사(Offical Parther) △용품후원사(Official Kit Supplier) 등 스폰서쉽의 다각화로 꾸준한 수익창출을 유지하려 하고 있지만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2008년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1년 34억원, 2012년 80억원의 손실을 내며 날로 어려워 졌다. 지난해에도 1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9월까지 손실은 11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인천유나이티드는 사장이 개인적으로 5억원을 빌려 선수들에게 월급을 줬을 정도니 더 이상 재정상태에 대해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인천유나이티드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자산총계 27억원, 부채총계 143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주 수입원인 광고수입은 2008년(141억원)과 2009년(146억원), 140억원을 넘던 것이 2012년에는 56억원으로 3배 가까이 줄었고 올해 3분기까지 광고수입은 76억원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지난해 선수이적으로 25억원을 벌었지만 올해(1~9월)는 5억원으로 5배 줄었다. 2012년 경기장 수탁운영으로 입장료 수입이 늘어나고 있어 다소 숨통이 트였지만 그 규모는 지난해 6억원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선수단 운영비도 점차 줄고 있다. 2011년 158억원에 달하던 선수단 운영비는 지난해 121억원으로 23% 감소했고, 올해는 3분기 동안 70억원만 사용한 상태다.

인천유나이티드 스폰서
인천유나이티드 후원사/출처 = 인천유나이티드 홈페이지
만약 인천유나이티드가 FC서울(GS)·수원삼성블루윙즈(제일기획)·울산현대(현대중공업)·전북현대모터스(현대자동차)·전남드래곤즈(포스코)·포항스틸러스(포스코)·제주유나이티드(SK에너지) 처럼 대기업의 지원을 받았다면 아마 상황은 조금 달랐을 것이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수원삼성블루윙즈는 지난해 매출 321억원 중 280억원이 삼성전자·삼성전자로지텍·삼성전자서비스·삼성에버랜드·삼성엔지니어링·제일기획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한 매출이었고, 현대자동차가 운영하고 있는 전북현대모터스 역시 315억원 매출 중 257억원을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위아·현대엠코·현대카드·HMC투자증권에서 벌어들였다.

국내 프로구단들(야구·축구 등)에게 기업의 스폰서료가 없어진다는 것은 인천유나이티드와 같은 유동성문제가 나타난다는 의미다. 광고수입과 이적료수입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다면 돈이 들어올 구석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삼성라이온즈도 지난해 425억원의 매출 중 48%에 달하는 205억원이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나왔다. 이런 지원에도 삼성라이온즈는 지난해 281억원이 들어간 선수단 운영비를 비롯해, 경기출전비·경기진행비·광고비 등으로 총 451억원을 사용했고 결국 매출총손실만 20억원에 달했다. 판매비와 관리비만 103억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삼성라이온즈는 1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기업이라는 든든한 지원자가 있음에도 흑자운영을 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국내 프로구단들은 ‘어미 새를 기다리는 아기 새’처럼 변해왔다. 문제는 구단들이 ‘프로구단운영비용 = 대기업 지원’이라는 공식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게 됐다는 점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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