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경제 여건 등의 변화가 있으면 전망치가 바뀔 수 밖에 없다”며 “전망치를 발표한 지난 10월 이후 두달간 변화를 보면 내년 성장률 3.9%전망치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로 경제의 부진이 생각보다 더 안좋고, 중국 경제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며 “국내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생각보다 부진하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10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9%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물가 전망치와 관련해서는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한은은 2013~2015년 물가 목표치를 2.5~3.5%로 정했지만 적정 물가 범위를 계속 밑돌았다. 이 총재는 “우리가 봤던 물가 전망치는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유가 변동 비율이 크기 때문에 물가 전망치를 낮출 요인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12월 기준금리를 연2.0%로 동결하면서 8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 인하한 기준금리 효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2%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2월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번 동결에는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급증한 가계부채도 크게 작용했다. 10월 가계부채 잔액은 730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은 과하다”며 “저성장, 저물가의 구조적 원인을 치유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