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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병사 ‘로스쿨 2곳’ 어떻게 동시 합격했을까?

현역 병사 ‘로스쿨 2곳’ 어떻게 동시 합격했을까?

기사승인 2014. 12. 2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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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준 육군31사단 군대 복무 중 병장, 서울시립대·부산대 동시 합격 "밤 연등제도·개인시간 최대 집중·사지방도 잘 활용"
최일준 병장 1
최일준 육군 31사단 목포연대 병장이 최근 고된 현역 복무를 하면서도 로스쿨 2곳에 동시에 합격해 적지 않은 화제가 되고 있다. 최 병장은 22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부대 연등제도와 개인정비 시간, 사이버지식정보방을 적극 활용했다”고 말했다. / 사진=육군 제공
“밤 10시부터 12시까지 공부할 수 있는 연등제도와 개인 정비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육군 현역 병장이 고된 군 생활을 하면서도 공부만 하는 학생들도 가기 힘들다는 로스쿨을 동시에 두 곳이나 합격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육군 31사단 목포연대에서 군 복무 중인 최일준 병장(28·사진)은 지난 9일 부산대, 10일 서울시립대 로스쿨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최 병장은 일단 서울시립대 입학을 생각하고 있다.

부산이 고향인 최 병장은 부산 대연고(15회)를 나왔으며 법조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안 돼 군에 입대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입대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최 병장은 전역을 10개월 앞두고 로스쿨 도전을 결심했다. 이후 외출·외박은 물론 휴가까지 뒤로 미루고 근무 시간 외에는 시험 준비에 열중했다.

최 병장은 22일 오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일과시간 이후 밤 10시부터 12시까지 공부할 수 있는 연등제도와 주말 개인 정비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고 밝혔다.

또 부대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로스쿨 지원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진학에 필요한 에세이와 인터뷰를 준비했다. 부대는 개인정비 시간을 이용해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고 시험 일정에 맞춰 휴가를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최 병장은 “입대 전까지만 해도 군 복무 중 로스쿨 시험을 준비해 합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군 복무 중에도 목표가 생기니 매 순간 집중해 하루 하루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병장은 “때로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부대 지휘관과 간부들, 동료 전우들의 격려와 도움이 큰 힘이 됐다”면서 “야간 근무가 없는 날은 항상 연등을 했으며, 총기 손질부터 기본적으로 주변 전우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개인 정비와 주말 시간, 근무가 없을 때 공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현역 군인의 로스쿨 2곳 동시 합격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 병장은 수백 개의 ‘행복한 악플’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군 생활을 하고 있는 동료 전우와 후배들, 앞으로 군 생활을 앞두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 병장은 “대단한 것이 아닌데 너무 알려져 부끄럽다”면서 “육군 병사 생활이라는 것이 훈련도 많고 야간 근무도 많아 항상 잠도 편안하게 못 잔다”고 말했다.

특히 최 병장은 “군 생활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틈을 내 자신이 원하는 것에 매진하고 각자 인생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과 보람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자아 성취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모든 장병들이 힘들고 피곤하지만 개인적인 꿈을 위해서도 노력하는 삶을 살다 보면 더 보람있는 군 생활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최 병장은 “군인이든 아니든 모든 사람들이 자기 꿈이 있을 것이고 나도 법조인의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사법고시 공부를 하다 안 돼 군에 입대 했었다”면서 “꿈을 위해 살다 보면 좌절도 많이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매달리다 보면 언젠가는 그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올해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집단 구타·가혹행위 사망과 22사단 임모 병장 총기 난사 사건 등 끊이지 않고 있는 병영 악성 사고를 막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쏟고 있다. 크고 작은 병영 악성 사고 중에도 최 병장의 로스쿨 합격 소식처럼 올해만 현역 병사 2516명이 동료 전우들과 부대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개인적 꿈을 이루고 있다.

최 병장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목포연대는 지금까지 자살한 장병이 1명도 없을 정도로 부대 지휘관과 간부들이 옆에 있는 전우들을 잘 챙기고 돕고 격려하며 응원해 주고 있다”면서 “군 생활을 하면서 보람도 찾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최 병장은 “최근 군대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과 진실들이 있지만 사실 군 생활을 하다 보면 주변에 얼마든지 좋은 전우들과 간부들이 있고 서로 잘 지내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 같다”면서 “현재 우리 부대에 자살자가 없는 것은 연대장 지휘관부터 부대 모든 장교·부사관 등 간부들이 솔선수범해서 훈련 간이나 경계작전, 평소 때도 밤낮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꼼꼼히 순찰을 도는 것이 부대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 같다”면서 “정말로 목포연대는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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