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포스코 유증참여, 포스코플랜텍 ‘해양’ 버리고 ‘화공’에 집중?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41225010014542

글자크기

닫기

박병일 기자

승인 : 2014. 12. 26. 06:00

포스코, 올해만 2500억원 지원...지분율 60%로 높아져 연결대상 실적 영향 받아
포스코플랜텍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의 참여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된 포스코플랜텍이 유동성 악화의 중심에 있는 해양플랜트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장기적으로 철수할 계획이다.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조선·해양플랜트 시장이 더욱 위축되데다 만성적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해양플랜트 사업 철수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25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플랜텍 유상증자 참여는 포스코플랜텍의 자구계획안을 충분히 검토한 결과로, 자구안에는 해양플렌트사업 철수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포스코플랜텍의 자구안을 신중히 검토해 내린 결정으로 자구안 실행시 조기에 정상화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해양플랜트의 경우 장기적으로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대신 화공플랜트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육성해 사업안정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플랜텍이 해양플랜트 사업을 축소하고 화공플랜트 사업을 육성하려는 이유는 최근 해양플랜트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양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플랜트 발주 규모가 올해 1~11월 까지 161억달러(약 1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331억달러의 절반수준에 그쳤다.

지난 3분기 포스코플랜텍의 해양플랜트 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은 627억원이었고 분기순손실만도 1019억원에 달했다. 반면 에너지사업부문은 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포스코플랜텍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수혈되는 2900억원의 자금을 회사채 만기 상환 등 현금 유동성 안정화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진행중이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8월부터 직원 1117명을 대상으로 1개월 무급휴가를 시행하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지만 수천억에 달하는 적자를 정상화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경영침체를 벗어나기에는 힘들다는 점에서 단기적 해결책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포스코플랜텍의 부채비율은 3분기 기준 736.6%에 달하고 있고 유동부채비율도 500.3%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은 마이너스(-) 1.95배나 된다.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의 2배에 해당하는 자금을 이자 갚는데 사용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다소 벅찬 감이 있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포스코플랜텍이 1년이내에 도래하는 장·단기차입금은 3491억원, 사채는 659억원 수준이다. 이와 함께 현재 경남 통영에 산업단지 부지를 매입해 산업단지 건설을 진행하는 것을 포함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채무보증 규모만도 1632억원이다. 게다가 업황 또한 호의적이지 않아 경영합리화를 얼마나 이룰지는 미지수다.

포스코에도 이번 유상증자 참여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3월 포스코는 209억원 규모로 포스코플랜텍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이번에도 2386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유상증자 참여규모가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포스코플랜텍의 지분율이 60.84%까지 올라감에 따라 손실 발생 위험도 그만큼 커졌다.

지난 3분기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포스코의 지분법 손실(지분율 43.52%) 규모는 350억원에 달해, 같은 기간 포스코의 당기순이익(2240억원)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내년에는 포스코플랜텍이 지분법 대상회사가 아닌 연결대상종속회사로 편입돼 포스코플랜텍의 실적은 포스코의 매출·판매관리비·영업손익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매각 계열사로 지목받기 까지 했던 포스코플랜텍을 다시 살리기 위한 방안이 마련된 것으로 보이지만 석유화학 업계도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화공플랜트 사업이 얼마나 큰 수익원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포스코플랜텍이 사업적으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적자를 지속하면 포스코는 지금보다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