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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수주잔량은 542만6000 CGT(수정환산톤수)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대신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가 601만2000 CGT의 수주잔량 실적을 올려 글로벌 선두자리를 꾀찼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수주잔량 532만7000 CGT로 현대중공업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현대미포조선 울산조선소와 현대삼호중공업 영암조선소는 각각 382만4000 CGT, 375만1000 CGT로 4위와 5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미포조선과 삼호중공업을 합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두자리 수성은 굳건하지만, 단일 조선소별 수주잔량에서 옥포조선소가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은 2010년 4월 이후 4년7개월 만이다.
업계는 대우조선해양이 일찌감치 임단협을 마무리하고 본업에 주력한 반면, 현대중공업은 연내 타결마저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임단협 합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지난달 27일 4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이달 4일과 17일 각각 4시간, 7시간 파업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3~24일 이틀간 연이어 임단협 교섭을 위해 울산 본사에서 머리를 맞댔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측은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격려금 100%(회사주식)+3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α,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등을 요구 중이다.
노사가 26일과 29일에도 합의점을 찾아내지 못할 경우 임단협 타결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노사는 임금인상안을 포함한 핵심 쟁점을 두고 집중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협상안 문구 정리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노조는 30일 오후 1시부터 반차를 거부하고 4시간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극적인 연말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임단협이 내년으로 이어질 경우 새해 사업 계획이나 각오가 연초부터 흐려져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