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휴대전화 없는 병사들 ‘밴드’ 소통 잘 될까?

휴대전화 없는 병사들 ‘밴드’ 소통 잘 될까?

기사승인 2014. 12. 28. 16:3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육군 11월 SNS 소통 개시, 중·소대급 2만5000개 개설, 부대-부모-병사 단절 해소…"휴대전화 없인 실효성 한계" 지적
육군 밴드 소통 1
육군 53사단 헌병대 장병들이 부대 사이버지식정보방의 PC를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 채널인 ‘밴드’ 서비스를 활용해 부모·가족과 소통하고 있다. / 사진=육군 제공
#1 육군 6사단에서는 10여 년 전 척추를 다쳐 병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병사의 아버지가 부대 ‘밴드’가 생긴 이후 군 복무 중인 아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낙으로 얼굴에 그늘이 사라졌다.

#2 육군 22사단에 근무하는 병사 아들과 연락이 안 돼 걱정하던 부모가 ‘밴드’를 통해 소대장으로부터 아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근심을 덜었다.

#3 육군 3기갑여단에서는 병사의 어머니와 누나가 위독한 아버지를 뒤로 하고 마음 무겁게 입대한 아들을 부대 간부가 살갑게 챙겨주고 마지막 임종을 지킬 수 있도록 배려해줘 감사하다는 글을 ‘밴드’에 올렸다. 병사 부고를 접한 부대원들이 한마음으로 위로하며 아픔을 나눴다.

육군이 28일 병영 악성 사고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달 중?소대 단위로 밴드를 일괄 구축해 현재 2만5000여 개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인 인터넷·모바일 ‘밴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은 사회적 단절감 해소를 위해 부대-부모-병사가 밴드 가입을 통해 부대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밴드 PC버전’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밴드는 부모와 병사 모두 희망에 따라 가입이 자유롭다.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40개 대대의 병사 50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부대 밴드에 가입한 비율은 부모 82%, 병사 63.4% 수준으로 나타났다.

병사보다 부모의 가입률이 높은 이유는 군 복무 중인 아들에 대한 부모의 걱정과 관심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병사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등 다양한 SNS를 통해 친구들과의 소통을 보다 활발히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육군은 분석했다.

육군 밴드 소통 11
임효빈 육군 1사단 수색대대 상병의 생일축하 에피소드를 담은 병영문화혁신 영상의 한 장면. 중대 행정보급관이 생일을 맞은 임 상병을 축하하며 부대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생일 축하 사진을 밴드에 올려 부대원들과 부모, 가족, 친구들이 함께 축하의 마음을 나누게 된다. / 사진=육군 제공
밴드가 이처럼 군에서 열풍을 일으키는 것은 병사들이 그나마 사회와의 단절감과 고립감을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군에 간 아들과 부모가 언제라도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밴드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육군 53사단 헌병대 밴드 운영자인 신서이 중위(25)는 “SNS 소통채널 밴드를 통해 소대원들을 예전보다 더욱 잘 이해하게 되었다”면서 “부모님들이 ‘아들 입대 전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밴드로 인해 걱정을 덜었다.’, ‘아들이 바로 곁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고맙다고 말씀하실 때 가장 보람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예비역 군사전문가는 “휴대전화를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모바일 버전인 ‘밴드’가 얼마나 군에 간 자식과 사회에 있는 부모 간의 소통의 채널로 활용될지 좀더 두고 볼 일”이라면서 “보안에 위배되는 않는 수준에서 휴대전화를 어떤 식으로든 병사들에게 지급해야 밴드나 SNS를 통한 부모와 병사 간의 유용한 소통의 채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우리 군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군사보안에 위반되지 않은 범위에서 얼마든지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군대에서 지금 일어나는 각종 악성 사고·사건들이 선임병과 후임병 간의 구타나 가혹 행위에서 유발되고 있는데 후임병들이 부대 내 사이버지식정보방을 현실적으로 잘 이용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밴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