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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늘의 연애’ 문채원 “만취연기 진짜 같다고요? 술자리 10년 관찰 덕이죠”

[인터뷰] ‘오늘의 연애’ 문채원 “만취연기 진짜 같다고요? 술자리 10년 관찰 덕이죠”

기사승인 2015. 01. 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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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배우 문채원이 180도 연기 변신을 했다. 문채원은 영화 '오늘의 연애'(감독 박진표)에서 일할 때는 남자들이 동경하는 인기 기상캐스터지만, 일상에서는 입가심으로 소주 5병을 거뜬히 해치우고 배 튕기기 막춤에 친구 앞에서 육두문자도 서슴없이 내뱉는 '털털녀' 현우 역을 연기했다. 실제 모습도 영화 속 현우 같을까 싶지만 만나 본 문채원은 차분하고 느린 말투 속에 진지함이 묻어났다. 

'오늘의 연애'는 썸을 타느라 연애가 어려워진 오늘날의 남녀를 현실감 있게 다룬 영화로, 개봉 6일 만에 빠르게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흥행 순항 중이다. 특히 리얼한 만취 연기와 스스럼없이 코믹 연기를 보여준 문채원에 대한 호평이 뜨겁다. 

"저는 현우와 20% 정도 닮았다고 보시면 돼요. 비슷한 점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였어요. 제 내면에 아무것도 없으면 도전할 생각을 못할 텐데 미세하게 있던 것을 증폭시켰죠. 영화를 본 제 지인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관객들은 제가 현우랑 비슷한 줄 아시더라고요.(웃음)"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문채원의 만취 연기를 으뜸으로 꼽는다. 그만큼 리얼하고 또 리얼하다. 원래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문채원은 도대체 어떻게 실감나는 만취 연기가 가능했을까. 
"실제로는 술을 안 좋아하고 못 마셔요. 술 안 먹는 사람한테는 술자리가 진짜 고역이거든요. 스무 살 때부터 술자리가 생기고 일을 하면서 쫑파티도 많이 갔는데 제가 술을 못 마시니 술자리가 지루하다고 느낄 때쯤 엄마가 하신 말씀이 '배우는 사람을 표현하는 직업인데 관찰을 해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뒤로 관찰을 시작했는데 별의 별 진상이 다 있었어요. 평소 술 잘 마시는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잘 마시는 여자로 나오니까 그런 것도 하나의 일탈이어서 즐거웠어요. 더군다나 어색하지 않고 재밌었다니 감사하죠."

극중 현우는 세 남자를 만난다. 18년 동안 자신의 곁을 지켜준 초등학교 교사 준수(이승기), 능력 있는 PD지만 임자 있는 유부남 동진(이서진), 저돌적인 포토그래퍼 연하남 앤드류(정준영)다. 제각각 매력을 지닌 세 남자 중 문채원의 이상형은 누구와 가까울까. 

"나쁜 남자에 끌릴 나이는 지난 것 같아요. 셋 중에 골라야한다면 이승기 같은 남자를 만나야죠. 너무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에 대한 경험이 있는데 그럴 나이는 지났어요. 사실 작품 속에서 준수가 가장 우직하고 남자다운 캐릭터예요. 동진은 비겁하고 여유 없고, 앤드류는 너무 들이대고 예의 없어 싫어요. 준수는 궁상 맞는 부분도 있고 찌질하기도 하지만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이라 더 몰입이 됐어요."

문채원은 2007년 시트콤 '달려라! 고등어'로 데뷔한 뒤 드라마 '바람의 화원' '아가씨를 부탁해' '찬란한 유산' '공주의 남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굿 닥터' 등 숱한 대표작을 남겼다. 2011년에는 스크린 주연 데뷔작 '최종병기 활'로 대종상·청룡영화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충무로의 차세대 배우로 자리매김했으나 충무로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첫 영화인 '최종병기 활' 이후 제가 할 수 있는 작품을 못 만났어요. 드라마에서 하고 싶던 캐릭터를 만났고, 드라마냐 영화냐 장르는 가리지 않는데 결국 자기가 만나고 싶은 걸 만나면 하는 거더라고요. 제 역량이 못 미치면 무게감이 없어질 테니 만나고 싶은 캐릭터가 있을 때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기하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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