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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허삼관’ 하지원, “여배우 기근현상? 난 아직 할 게 많다”

[인터뷰]‘허삼관’ 하지원, “여배우 기근현상? 난 아직 할 게 많다”

기사승인 2015. 01. 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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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허삼관' 러브콜 엄마 역 첫 도전
자연스런 에너지 '허삼관'에 녹여
"진정성 있는 역할 언제든 도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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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조준원 기자
영화 ‘허삼관’을 본 관객들은 대부분 ‘하지원이 이렇게 예쁜 배우였어’라는 반응을 보인다. 몸빼바지를 입은 세 아이의 엄마를 연기했음에도 말이다.

그동안 작품에서 강렬한 캐릭터나 액션을 선보였던 하지원. 그가 ‘허삼관’을 통해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섰다. 하지원은 이번 촬영장에서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단다. 그래서일까. 그의 즐거운 모습이 스크린에 그대로 전해져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에너지를 선사하고 있다.

‘허삼관’은 가진 건 없지만 가족들만 보면 행복한 남자 허삼관이 11년 동안 남의 자식을 키우고 있었다는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웃음과 감동의 코믹휴먼드라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위화’의 대표작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배우 하정우가 연출을 맡았다.

하지원은 ‘허삼관’에서 남모를 과거가 있는 허삼관(하정우)의 아내 허옥란 역을 연기했다. 하지원은 초반 하정우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을 때 거절하려고 했다. 자신에게 안 어울리는 옷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가 잘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는 반면 못할 것 같고 자신 없는 작품이 있잖아요. 옥란은 저에게 딱 맞는 역할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하정우 씨가 ‘제일 잘 어울린다’고 해서 호기심이 생겼죠. 제가 도전하는 걸 좋아하니까 해보고 싶었어요. 겁도 많이 먹고 ‘잘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영화 보는 분들이 칭찬을 해주셔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원이 연기한 허옥란은 절세미녀이지만 억척스러운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하지원은 바로 이 점을 걱정했다. 강렬한 캐릭터는 해봤어도 억척스러운 연기는 해본 적이 없다. 엄마 캐릭터 역시 마찬가지. 그는 처음으로 이번 작품에서 엄마 연기에 도전했다.

“저는 사실 여배우로서 엄마 역할을 언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놀랐던 건 제가 다른 여배우보다 엄마 역할을 늦게 한 거래요. 모성애는 연습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대본을 수십 번 보고 연습하는 작품도 있지만 이번에는 제가 현장에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즐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힘이 들어간 것들은 다 뺐어요. 아이들과 많이 놀고 친해졌던 게 엄마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죠. 진짜 내 아이다, 내 남편이다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포토]하지원 '햇살보다 눈부신 볼륨 몸매'(허삼관)
아시아투데이 조준원 기자
하지원은 드라마 ‘기황후’ 종영 이후 ‘허삼관’에 합류했다. 그는 ‘기황후’에서 바쁜 스케줄로 쌓인 피로를 ‘허삼관’ 촬영장에서 풀었단다. 그만큼 편안하고 즐겁게 연기에 임했다.

“‘기황후’에서 힘들었던 것을 다 치유한 느낌이에요. 촬영장이 아니라 힐링장이었죠.(웃음) ‘기황후’ 때는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었어요. 한 5번 먹었나. 그런데 ‘허삼관’에서는 조미료 안 들어간 저염식 식사를 하고 순천 촬영장에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좋았어요. 현장에서 느낌대로 놀았어요. 그래서 저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원은 이번 작품에서 감독과 주연배우인 하정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정우는 영화 크랭크인 전 ‘기황후’로 바쁜 하지원을 위해 ‘허삼관’ 제작 과정이 담긴 잡지 형식의 ‘월간 하지원’을 선물하는 등 많은 노력을 쏟았다. 현장에서도 하지원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줬다.

“하정우 씨는 감독으로서는 신인이지만 믿음이 있었어요. ‘허삼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동화·판타지 같은 느낌을 받아서 재미있으면서도 세련됐다 생각했죠. 이런 작품을 하정우 씨가 만들면 어울리겠다 싶었어요. 하정우 씨 자체가 유머 있고 여유도 있기 때문에, 그 모습이 멋있었어요. 날씨가 안 좋은 경우가 있었는데 웃으면서 여유롭게 대처하는 게 ‘멋진 사람이구나’를 느꼈죠.”

하지원은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매력을 발산하며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황진이’, ‘시크릿 가든’, ‘더킹 투 하츠’, ‘기황후’는 물론이고 영화 ‘색즉시공’, ‘해운대’, ‘내사랑 내곁에’ 등을 통해 여배우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시크릿 가든’에서 남자 역할이나, 액션 장르를 통해서 보이시한 연기를 하면서 대리만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호기심이 갔고 재미있게 연기했죠. 충무로가 여배우 기근현상이라고 하는데 저는 액션·스릴러 등을 하니까 아직까지 ‘내가 할 게 없네’라는 걸 못 느끼겠어요. 지금까지도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아직도 할 게 많은 것 같아요. 옥란을 연기하고나니 누군가의 삶을 진정성 있고 깊게 연기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또 엄마 캐릭터요? 삶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역할이면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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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조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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