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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는 죽어서도 해병대’ 순직 병사 가족, 부대에 위문금

‘해병대는 죽어서도 해병대’ 순직 병사 가족, 부대에 위문금

기사승인 2015. 02. 0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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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연평부대 자주포 훈련 중 순직 이 상병 가족, 아들 근무부대 찾아 1000만원 위문금, 아버지도 '영원한 해병정신' 보여줘 가슴 뭉클
을미년 첫 신병수료식, 정예해병 1136명 탄생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해병대 신병 1191기 1136명이 지난 8일 해병대 교육단 연병장에서 올해 첫 신병수료식을 하고 있다. 이날 수료식에는 가족과 친지 등 4000여명이 참석해 우리 군 최정예 해병의 탄생을 축하했다. / 사진=해병대 교육단 제공
‘한번 해병은 죽어서도 영원한 해병으로 남는다.’

죽어서도 불멸의 해병정신을 실천한 진정한 해병대 가족이 있어 온 국민을 숙연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24일 최전방 접적지역인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자주포 훈련 중 안타깝게 순직한 이모(22) 상병(1계급 추서)의 해병대 출신 아버지가 직접 아들이 근무했던 연평부대를 찾아 위문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1982년 백령도에서 해병대로 근무했던 아버지 역시 아들처럼 자랑스러운 그 해병대였다. 이 상병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장례를 치르고 나서 곧바로 지난 1일 연평부대를 찾았다.

이 상병의 아버지는 “아들을 기리는 데 절대로 사용하지 말고 열심히 군 생활을 하며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전우를 위해 써 달라”면서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 상병의 가족은 넉넉한 형편이 아닌데도 전우들로부터 부의금을 받을 수 없다며 부의함 자체를 만들지 않고 조의금도 받지 않았다. 아버지가 직접 아들이 근무한 부대에 전달한 위문금은 온전히 가족들이 마련했다.

아들이 근무했던 부대를 직접 보고 싶다고 연평부대를 찾은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위문금은 이 상병을 위해 쓰지 말고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전역 후 대학을 가려고 하는데 돈이 없어 못가는 병사들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써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또 아버지는 이 상병이 갖고 있던 부대장 포상휴가증 2개를 챙겨 와 부대장에게 전달하며 아들 대신 다른 전우들이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부탁했다.

아버지는 “해병대 출신인 나를 따라 해병대에 입대한 아들이 너무 자랑스러웠고 조국을 지키다 명예롭게 순직한 아들이 지금은 곁에 없지만 더 많은 전우를 아들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이 상병이 평소에도 부대원들에 대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등 모범적인 복무생활을 했다”면서 “순직자와 아버지의 바람대로 서북도서 절대 사수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경기도 남양주가 고향인 이 상병은 남양주 금고중과 구리고를 나와 건국대 전자공학과 1학년 재학 중에 해병대에 자원 입대했다.

이 상병은 지난달 24일 K-9 자주포 조작훈련을 하던 중 자주포 차량 내부에서 해치를 열고 밖으로 나오다가 움직이는 포탑에 왼쪽 가슴이 압박돼 순직했다.

이 상병의 가족들은 전사한 아들을 생각해서 아들 부대에 위문금을 전달한 사실을 절대로 외부에 알려지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죽어서도’ 해병정신을 보여준 장한 아들과 아버지를 해병대는 어렵게 외부에 알렸다. 아버지 해병은 전사한 아들 해병 때문에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극구 말렸다고 해병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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