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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힐링 공간 ‘생각속의집’

내 마음의 힐링 공간 ‘생각속의집’

기사승인 2015. 02. 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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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관 생각속의집 대표 "펜션에 콘텐츠를 부여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귀촌 후 이웃 주민의 인생관을 이해하는 게 중요
귀촌 준비는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해야 실패 확률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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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군에 위치한 생각속의집 전경./사진=박규석
귀촌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의 고민 중 하나는 지역주민과의 융화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한 귀촌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최소 2~3년은 지역주민들과 가까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과정은 올해로 귀촌 13년 차를 맞이한 생각속의집 김영관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경기도 양평에서 생각속의집 펜션을 운영하며 귀촌 생활을 하는 김 대표를 찾아가 지역주민들과 융화하는 비법과 귀촌 생활의 노하우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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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관 생각속의집 대표./사진=박규석
-귀촌을 선택한 계기는?
“처음에는 전원생활을 하고 싶었다. 귀촌하기 전에는 30년 동안 건축업에 종사했었는데 은퇴 후 한적한 시골에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부인이 전원생활을 원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전원주택 대신 펜션 사업을 부인에게 제안했고, 은퇴하기 5년 전부터 지금 이 자리에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건물이 완공되고 한동안은 부인이 직접 운영을 했다. 그런데 펜션 사업의 규모가 조금씩 커지면서 부인이 운영을 힘들어했고, 그때부터 내가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귀촌 준비는 어떻게?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귀촌하는 것과 동시에 펜션 사업도 진행해야 했다. 펜션을 실제로 설계할 건축가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펜션의 디자인과 운영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한번은 스위스에 있는 로지에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현지인과 식사도 함께하고 저녁에는 이야기도 나누면서 그들의 삶을 유심히 관찰했다. 당시 집 주인은 은퇴자였다. 은퇴하고 도시를 떠나서 공기 좋은 곳에 집을 지어 놓고 자신의 남은 삶을 보내고 있었다. 사실 우리가 지낸 방은 그들의 자식을 위한 방이었다. 휴일에 가끔 자식들이 집에 놀러 오는데 평소에는 사용할 일이 없으니 외국인이나 내국인 관광객들에게 빌려주고 있었던 거다. 당시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경험이었다. 그들을 보면서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분위기에 펜션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작정 건물의 겉모습이나 운영형태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여유’를 내 펜션에 오는 손님들이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내린 결론이 ‘시골 펜션을 찾는 이유는 나만의 공간에서 쉬기 위함’이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의 펜션은 도시의 아파트와 다를 게 없었다. 힘들게 시골의 펜션까지 왔지만, 사적인 공간도 없었고 그저 좁은 방에서 여러 사람이 불편하게 지내다 가는 형태였다. 여행자가 나만의 공간에서 쉬는 개념이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속의집을 ‘독립된 공간에서 남에게 침해받지 않고 쉬다 갈 수 있게 만들자’라는 테마로 결정했고 귀촌을 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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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했을 때 이웃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는가?
“우리 부부도 처음에 왔을 때는 조금 힘들었다. 지금은 13년이 넘어서 이곳 사람들과 잘 지내지만, 처음에는 지역주민들과 아무리 가깝게 지내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우리는 여기에서 사업하는 사람이다. 동네 사람들하고 마찰이 없을 수가 없었다. 처음 2~3년 동안에는 많은 마찰이 있었지만 그들의 삶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이 살아온 인생관하고 내가 살아온 인생관은 달랐다. 이를 한 번에 합치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서 펜션에 아무나 들어 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고 일 년에 몇 차례씩 동네 주민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명절이 다가오면 명절 세트도 나눠드렸다. 물론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일들이다. 무엇보다 마을 주민들의 농산품을 많이 구매했다. 이 주변에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게 있으면 이웃들의 상품을 구매한다. 마을에서 살 수 없거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만 외부마트에서 구입한다. 실생활에 관련된 부분이라서 그런지 이웃분들도 매우 좋아했다.”

-펜션 사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생각속의집을 홍보하기가 어려웠다. 처음 펜션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우리 집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 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시디(CD)에 우리 펜션 사진이랑 정보를 담아서 잡지나 언론 매체 편집장들에게 계속해서 자료를 보냈다. 하지만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홍보 시디를 100장 만들어서 언론사에 보내면 연락이 오는 곳은 10곳도 안됐다. 꾸준히 홍보한 끝에 언론사나 잡지사에서 조금씩 취재를 오기 시작했다. 매체를 통해서 홍보가 시작되니 펜션 방문객의 수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건축가들과 지은 집이라는 주제로 세간에 주목도 많이 받았다.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지만 ‘안된다’라는 부정적인 생각보다 는 ‘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끝까지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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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속의집은 독채구조로 설계되어 내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다./사진=박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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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속의집 내부 침실 모습./사진=박규석
-펜션 사업의 성공 비결은?
“자신만의 독특한 콘텐츠와 브랜드다. 펜션이라는 콘텐츠를 구상할 때 기본적으로 주거와 펜션의 용도는 다르다는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주거의 경우 나와 내 가족만 만족하면 되지만 펜션은 여러 사람의 다양한 만족을 충족시켜야 하는 비즈니스 건물이다. 그래서 여러 사람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펜션에 넣어 줘야 했다. 물론 남들과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펜션에 ‘쉼’이라는 콘텐츠를 부여했고 이것을 브랜드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독자적인 콘텐츠만큼 브랜드 개발에 노력한 이유는 한국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소비자가 브랜드에 민감한 시장에서는 브랜드의 가치가 중요하다. 한국에 커피전문점이나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불경기에도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자신의 상품에 내실은 없으면서 브랜드만 화려한 거품을 조장하자는 것은 아니다. 단지, 한국의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민감한 만큼 내 상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가지는 가치와 그에 따르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다. 펜션이 하나의 상품이라면 시설이나 서비스는 당연히 좋아야 한다. 아무리 브랜드가 좋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도 펜션이 본연의 기능을 못 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여러 사람과 협업해서 만드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여러 사람과 공동으로 진행해야 한다. 모든 사업은 혼자서 할 수 없다. 여러 사람과 함께 일을 해야 실패할 확률도 낮고 객관성도 높아진다. 만약, 나와 함께 사업하는 사람이 나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예비 귀촌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귀촌을 통해 자기 사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라면 두려움을 갖지 말고 열정적으로 도전하면 된다. 나이가 많다고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실패를 줄이기 위해 귀촌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조언을 구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펜션 사업을 생각 중인 분이라면 서비스 정신을 가져야 한다. 과거에 내가 어떤 사람이었건 현실은 펜션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서비스는 손님에게 덤으로 주는 게 아니다. 손님이 돈을 지불한 만큼 그에 합당한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도록 해 줘야 한다. 손님이 후회한다면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만족감을 느껴야 다시 찾아오게 된다. 서비스는 손님에게 덤이나 인심을 쓰는 도구가 아니다. 손님이 만족감을 느끼도록 하는 수단이 바로 서비스다. 또 나이가 많은 분이라면 되도록 펜션 사업을 자식과 함께 할 것을 추천한다. 사실 펜션 사업은 60대 이상이 하는 사업은 아니다. 정년퇴직하고 농촌에서 펜션 같은 사업을 하며 전원생활을 즐기는 이야기는 꿈 같은 말이다. 실제로 펜션을 찾아오는 메인 고객은 30대다. 나이 60세 넘은 사람이 30년 차이를 극복해 그들의 기호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 1차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힘들다. 이건 개인의 능력 차이도 있지만, 나이에서 오는 거리감은 어쩔 수 없다. 내 경험상 젊은 사람들하고 하는 게 가장 좋다. 예를 들면 자식과 함께 사업하는 방식이다. 부모가 경제적 지원을 뒷받침하고 실질적인 운영은 자식이 하는 것이다.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운영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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