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금리 인하 요구에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오던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3:2로 기준금리를 0.25% 내린 1.75%로 전격적으로 결정하였다. 이로써 우리나라 최초로 1%대 기준금리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런 결정의 배경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일본, 중국, 유로화지역 등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고 있어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일부 전문가들도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즉각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환영하고 경기부양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의 증가 우려에 대해 최부총리는 취약계층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대답했다. 올 하반기 쯤 예견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우리나라에서 달러화가 급속히 유출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은 신흥국처럼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한국은행이 일종의 충격요법을 쓴 것은 우리 경제가 이런 충격요법 없이는 빠져나오기 어려운 어려움에 빠져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충격요법이 실제 어떤 효과로 귀결될 것인지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경제의 어려움이 돈이 적게 풀려서가 아니라 투자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를 결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지금 금리를 인하했으므로 향후 금리인상이 필요하더라도 결행하기가 더 어렵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어느 쪽의 분석이 옳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기준 금리 인하 정책이 한없이 지속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기준 금리 인하는 저축을 할 유인을 줄이고 소비나 현금 보유의 유인을 높인다. 소비나 투자가 늘어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저축이 늘어나지 않기에 결국 언젠가는 문제를 일으키게 되어 있다. 어느 순간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지면, 고금리를 감당할 수 없는 투자나 가계부채는 큰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을 모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우리는 기대한 효과들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그러나 동시에 이로 인해 정부가 경기부양과는 다른 차원의 경제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기를 바라며, 한은이 정치권의 추가 금리인하 요구와 등 예상되는 문제에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 일시적 경기부양도 좋지만, 자칫 우리경제가 후폭풍을 감안하지 않은 돈 풀기의 함정에 빠지게 해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