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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동북공정 문제 있다는 사실 말해주는 당나라 묘지 발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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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5. 03. 25. 14:11

고구려 침공 때 사용하던 선박 제조 책임자 당손 묘지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서 현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 논리와는 달리 당나라의 태종이 고구려를 이민족 국가로 인식하고 침공한 사실을 기록한 묘지(墓誌)가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 묘지는 당시 태종이 육상에서 뿐 아니라 해상에서도 침공을 감행한 사실을 언급하고 있어 당나라가 이민족 국가인 고구려를 멸망시키기 위해 국가의 운명을 건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도 말해주고 있다.

묘지
당 태종의 고구려 침공 사실을 적은 당손의 묘지./제공=화상바오.
산시성 일대의 유력지 화상바오(華商報)의 25일자 보도에 의하면 총 1000여 글자가 적혀 있는 이 묘지는 시안시 징양(涇陽)현의 주민인 왕융안(王永安) 씨가 소장하다 최근 시 소재의 비림(碑林)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묘지의 주인은 태종 때의 조선대사(造船大使)인 당손(唐遜)이라는 인물로 당시 양주(揚州)에 소재했던 당나라의 고구려 침략용 선박 제조 책임자였다.

묘지의 내용에 따르면 당 태종은 645년 고구려 친정을 결심한다. 그러나 알려진 대로 그의 야심은 전혀 계획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오히려 엄청난 군사적 손실만 입었다고 묘지는 기록하고 있다.

급기야 그는 해상 침공까지 결심하고 이듬해를 전후해 당손을 양주 소재의 조선대사로 임명한 다음 대대적인 고구려 침공용 전단을 구비했다. 이어 647년과 648년에 고구려에 대한 육상과 해상 침공에 나섰다. 하지만 이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이로 인해 649년 세상을 떠나고 당나라의 고구려 침공은 상당 기간 중단되기에 이른다.

당손의 묘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기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의 뉘앙스를 보면 상당히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자국의 역사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고구려에 대해 당나라가 전혀 다른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사실이 그렇다. 여기에 신라와 연합해 고구려를 멸망시켰다는 기록도 주목을 요한다. 자국의 소수민족 정권을 외국과 손잡고 멸망시킨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아이러니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중국 문화재 당국이 앞으로 이 묘비에 대해 대대적인 연구를 진행할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쉽게 공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 관련 분야의 내용이 동북공정과 반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할 듯하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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