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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강제징용현장 세계문화유산 등재...한국인 120명 죽은 곳, 추억의 섬으로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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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 기자

승인 : 2015. 03. 31. 10:32

하시마
일본 나가사키현의 하시마. 출처=위키피디아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현장인 나가사키현 하시마 탄광을 비롯한 일본 내 시설과 유적 28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일본이 여러 해 전부터 하시마(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4년 9월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2003년 설립된 비영리단체(NPO)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만드는 모임’은 창립 당시부터 군함도을 홍보하는 등 세계문화 유산에 등록되기 위한 노력을 펼쳐왔다. 하시마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군함이 떠있는 것 같아 ‘군함도’란 별명이 붙었다.

이 단체의 이사장 사카모토 도토쿠(坂本道德·60) 씨는 아버지의 일 때문에 군함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며, 1999년 동창회 당시 “예전에 살았던 풍경을 어떻게든 남겨놓고 싶다”라는 생각에 이같은 모임을 설립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인이 강제 징용돼 탄광에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려 ‘지옥섬’이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조선인 122명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런 군함도가 유년시절 추억을 되살리겠다는 일본인들에 의해 미화되고 있다. 폐광으로 인해 ‘무인섬’이 된 군함도가 유년 시절의 추억이 깃든 곳으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

사카모토는 “군함도는 일본 근대화를 떠받혔다. 그 역사와 업적은 산업유적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닛케이는 그가 섬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에 가이드를 해주고 있으며 하시마와 관련된 책 등을 출판하는 등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당시 유네스코 공식 자문기구 이코모스(ICOMOS)가 2014년 9월 25일부터 10일간 머무를 예정이라며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시대 산업혁명 유산’을 현지 조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조사가 선행돼 일본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 시설과 유적 28곳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전문가 사전심사가 진행됐고, 오는 5월에 그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일본이 등재를 신청한 유적에는 조선인들이 강제징용되어 탄광에서 혹독한 노동을 시달려야 했던 나가사키현 하시마와, 역시 조선인들이 강제 노동을 했던 나가사키 조선소 등 11곳의 강제징용 현장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관한 최종 결론은 6월 28일에서 7월 8일까지 독일 본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21개 위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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