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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대선, 조너선 대통령 패배 인정...군인 출신 무슬림 부하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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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현 기자

승인 : 2015. 04. 01. 10:14


나이지리아 대선·총선서 제1야당 후보 무함마두 부하리(72)가 굿럭 조너선 현 대통령을 제치고 아프리카 최대 인구국이자 최대 산유국 나이지리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INEC)에 따르면 제1야당 범진보의회당(APC) 부하리 후보가 36개 주와 연방수도 특별자치구에서 52.4%를 득표, 43.7%에 그친 조너선을 물리쳤다.

이로써 군정 종식 이후 16년간 장기집권해온 인민민주당(PDP)이 처음으로 정권을 내놓게 됐다.

조너선 대통령은 이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약속했고 그 말을 지켰다”는 성명을 내고 “부하리에게 행운을 빈다는 말을 전했다”며 대선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라이 무함마드 APC 대변인은 “나이지리아에서 집권여당이 순수하게 민주적 수단에 의해 권력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새로 당선된 대통령과 행정부와 함께 일하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북부 출신 이슬람교도이자 육군 소장 출신인 부하리는 1983년 민선 대통령의 부패와 경제정책 실패를 이유로 무혈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다.

부하리는 구정권 인사에 대한 군사재판, 화폐 개혁, 국민기강 확립 운동 등을 펼쳐나갔으나 재판절차 없이 인신을 무기한 구속할 수 있는 비상조치 단행, 언론통제, 경제 실패 등으로 2년 만에 바방기다 소장이 일으킨 군사 쿠데타로 쫓겨나 3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

이번 대선에서 나이지리아인들이 지긋지긋해하는 극단주의 세력 보코하람에 맞서는 데 그의 군 경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과거 집권 당시 강조했던 무슬림의 청렴·강직한 이미지가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정치분석가들의 평이다.

또한 조너선 정부가 보코하람 척결에 실패하고 잇달아 거액 뇌물 추문에 휩싸이면서 부하리에게 반사적 이익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하리는 6년간 1만 3000명 이상을 살해한 보코하람과의 전쟁 종식과 유가 하락으로 인해 휘청거리는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켜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당초 2월 14일로 예정됐던 이번 선거는 보코하람의 공격을 이유로 6주 연기됐으나 여전히 투표 당일 보코하람의 투표소 테러로 41명이 숨지고 처음 도입된 유권자 인증카드의 기술적 결함 등으로 일부 지역에서 투표가 하루 연장되는 등 극심한 긴장과 혼란 속에 치러졌다.

앞서 30일 미국과 영국 외무장관은 공동성명을 내고 나이지리아 선거 개표 과정에 정치적 개입이 자행될 징후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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