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음식 삼가고 1년에 한번 정기검진 받아야
|
이후에도 통증은 계속됐다. 요즘은 찬물이나 뜨거운 국물을 마실 때도 시큰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밤잠을 설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 김 씨는 다시 치과를 방문했고, 정밀검사를 거쳐 ‘치아균열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16일 엔치과에 따르면 충치나 흔들리는 치아가 없고 엑스레이(X-ray)상으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음식을 씹을 때 시큰거리고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치아균열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치아균열증후군(crack tooth syndrome)은 치아에 가느다란 금(crack·균열)이 가서 이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일컫는다. 치아균열이 가장 많이 생기는 부위는 음식물을 주로 씹어 힘이 가해지는 어금니, 그중에서도 위·아래턱 제일 안쪽 어금니다.
균열은 유리에 금이 가듯이 서서히 진행된다. 대개 치아의 가장 바깥쪽 법랑질부터 시작돼 안쪽의 상아질, 깊게는 혈관과 신경이 많이 분포된 치수까지 이르게 된다. 치아의 뿌리로도 균열이 진행되면 치조골, 즉 이가 박혀있는 뼈까지 소실돼 나중엔 발치할 수도 있다.
치아균열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음식을 씹을 때 찌릿한 고통을 느끼는 것. 씹는 과정에서 아래위 치아가 맞물리며 균열 부분이 벌어지게 돼 신경을 자극하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치아균열이 심해져 치아가 벌어진 틈으로 세균이 침투해 신경에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고 치아끼리 닿기만 해도 심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치아균열에 따른 통증은 유독 음식을 물었다가 뗄 때 더 크다.
치아균열은 주로 한쪽 치아에 지속적으로 무리한 힘이 가해져 발생한다.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 한쪽으로만 씹는 사람일수록 치아에 금이 잘 간다. 이갈이 또는 이 악물기 습관이 있는 사람도 어금니에 평소 씹는 힘보다 2~3배 이상 힘이 가해지므로 치아균열을 조심해야 한다.
남경수 엔치과 대표원장은 “한국인들은 서양인보다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치아균열증후군 발생 빈도가 높다”며 “특히 잠잘 때 이를 갈거나 꽉 무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실금이 많이 생겨 있는 경우가 많아 딱딱한 음식을 씹을 때 치아가 깨질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치아균열은 40∼50대 중년층에 집중적으로 생긴다. 60~70대에 비해 씹는 힘은 좋으나 치아 강도가 약해져 딱딱한 음식을 씹다가 발생하기 쉽다. 치아균열은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통증도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가 하면, 이 사이에 음식이 낀 것 같은 단순한 이물감에서부터 깜짝 놀랄 만큼 극심한 통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진단이 까다로운 편이다.
따라서 치아 표면에 강렬한 빛을 쏘이는 광선투시검사와 치아에 색소를 바르는 염색검사를 통해 균열 여부 및 금이 간 정도를 확인하고 진단할 수 있다. 치아는 다른 신체 부위와 달리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한번 생긴 균열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균열을 방치했다가는 치아 뿌리까지 균열돼 주변 잇몸 뼈까지 파괴되므로 결국 이를 뽑아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어 무엇보다 예방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씹을 때 통증이나 시린 느낌이 난다면 곧바로 치료받아야 한다. 초기에 발견하면 약간의 치아의 교합(맞물림)을 조정한 후 치료나 보철을 이용해 치아를 전체적으로 씌워 균열 부분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게 잡아주는 크라운 시술로 치료를 마칠 수 있다.
치료시기가 늦을수록 염증을 제거하는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 균열이 치아 뿌리 쪽으로 진행돼 그 주위로 염증 소견이 있다면 치아를 뽑는 것 외에는 다른 치료방법이 없다. 이때는 발치한 뒤 임플란트를 이식해 주위 치아의 손상 없이 치료할 수 있다.
남 원장은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며 “치아균열이 많이 발생하는 40~50대에는 주기적인 치아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아균열을 예방하려면 오돌뼈·견과류·과자·얼음조각·건어물 등과 같이 질기고 딱딱한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입으로 병뚜껑을 따는 등 치아에 무리를 주는 행동도 삼간다. 음식을 씹을 때는 한쪽 치아만 사용하지 말고 양쪽으로 골고루 씹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