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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충돌땐 ‘한반도 분쟁’ 카드 활용 가능성 있다

중국, 대만 충돌땐 ‘한반도 분쟁’ 카드 활용 가능성 있다

기사승인 2015. 05. 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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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월한 역내세력 분산 목적, 한반도·남중국해 동시 분쟁 유도...일본 자위대, 대만·한반도·남지나 해상서 미군과 연합작전...'구속력' 다자안보기구 구축·미 주도 전쟁억지력 강화

중국과 대만이 충돌할 때 중국이 미국의 우월한 역내 세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한반도나 남중국해에서 분쟁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남창희 인하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6일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소장 이석수)가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재단(한국사무소 대표 노르베르트 에쉬보른 박사)과 함께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21세기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위기관리’ 주제 국제공동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남 교수는 이날 ‘아시아에서의 군사력 증강’ 발제에서 “양안 간 중국과 대만이 충돌할 경우 중국은 미국의 우월한 역내 세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한반도나 남중국해에서의 또 다른 동시적 분쟁 유도의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남 교수는 서태평양지역에서의 국제 분쟁 발화점으로 한반도와 남중국해, 중국·대만 양안 등 세 곳을 꼽고 “모두 중국과 사활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 연관돼 있다”면서 “이 불확실한 세 발화점 중 어느 곳이 가장 연쇄적 분쟁의 방아쇠가 될 것인지 예측하기 곤란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남 교수는 “중국군의 단거리와 중거리 정밀유도 병기들은 이른 바 반접근·지역거부 전력이라고 명명되었는데, 그 임무 중 하나는 대만 유사시 내원하는 미군 세력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미국 국방성은 급속한 중국군의 미사일전력 발전에 대응해 양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고비용의 전력구조 발전인 사이버와 우주, 공중, 수상, 수중에서의 다층적인 감시정찰과 타격체계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중국과 미국의 전략경쟁은 결과적으로 더 난이도 높고 종심타격까지 포함한 확장된 임무수행을 위해 서태평양에서의 군비경쟁을 연출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해양력 팽창과 공세적인 해양 진출에 예민해 있던 일본은 미국의 아시아 회귀를 환영하면서 적극 미국의 임무 수행에 필요한 보완적 전력을 발전시키고 후방지원태세를 강화함은 물론 필요한 훈련과 시설을 보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남 교수는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은 국가안보전략 수립, 2013년 신방위대강 책정, 신중기방 책정 과정에서 중국의 해양진출 특히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분쟁에 대응한 전력과 태세 정비에 집중했다”면서 “지난해 7월 해석 개헌으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 받은 일본 자위대는 향후 보다 넓은 범위에서 미국과 연합작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고 그 무대는 대만, 한반도, 남지나 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 교수는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군사력 경쟁 대책에 대해 “이러한 역내 군비 경쟁의 불안정한 흐름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구속력 있는 다자안보기구를 구축해 지역 내 공동 안보를 증진해야 한다”면서 “만일 미국과 동맹국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지역안보체제 구축에 실패할 경우에는 차선책으로 미국 주도의 현상유지 세력 네트워크를 공고히 함으로써 전쟁억지력 강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국제학부)는 “안보질서와 경제질서 사이 간극을 메우는 일이야 말로 동북아 위기관리시스템의 핵심 과제”이라면서 “보통의 경우 경제 질서에서의 지역 통합적 현상이 안보 영역으로 전환(spill-over effect)돼 안보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하게 되지만 동북아 경우 이러한 전환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따라서 다양한 대화채널, 제도주의적 노력, 민간 행위자의 적극적 활용, 북한 문제 해결을 통해 동북아 역내 국가들 사이에 공동체 의식이 자리잡게 한다면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기에 대응하는 위기관리시스템이 정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재혁 고려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중국이 내부적으로 시위가 급증하고 경제가 둔화되며 민주주의 요구가 증가해 중국 공산당 체제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민족주의를 새로운 지배이념으로 채택하고 주변 국가들과의 갈등을 고조시킴으로써 체제 유지를 시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이석수 안보문제연구소장의 개회사, 위승호 국방대 총장(육군 중장)과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대사 환영사, 황진하 국회 국방위원장 기조연설에 이어 3개 세션에서 20여 명의 한·독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제1세션은 ‘아시아와 유럽의 지역 위기’ 주제로 이 소장이 사회를 맡았다. 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 신 교수, 랄프 틸레 독일 예비역 대령이 발제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피터 뢸 독일 전략·정치·안보·경제자문 연구소 박사, 정은숙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토론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위기관리 전략’ 주제로 열린 제2세션은 노르베르트 에쉬보른 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장 사회로 박 교수,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루츠 펠트 독일 예비역 제독이 발표했다. 최운도 동북아 역사재단 박사, 틸레 예비역 대령, 박민형 국방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제3세션은 ‘아시아, 유럽의 위기관리 역량강화’를 주제로 이정민 연세대 교수가 사회자를 맡았다. 남 교수, 부형욱 국방연구원 국방전략연구실장, 뢸 소장, 김기주 국방대 교수, 펠트 예비역 제독, 고상두 연세대 교수가 토론을 펼쳤다.

국방대 세미나
황진하 국회 국방위원장(왼쪽 일곱째)과 임충빈 전 육군 참모총장(넷째), 위승호 국방대 총장(여섯째), 이석수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다섯째) 등 6일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와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재단(한국사무소 대표 노르베르트 에쉬보른 박사)가 함께 연 제5회 국제공동학술회의에서 발제·패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국방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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