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터뷰]‘무뢰한’ 전도연, “칸영화제 내 가능성 응원해주는 느낌…늘 새로운 자극”

[인터뷰]‘무뢰한’ 전도연, “칸영화제 내 가능성 응원해주는 느낌…늘 새로운 자극”

기사승인 2015. 05. 28.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포토]전도연 '영화 '무뢰한' 저 믿고 보시면 돼요~'
아시아투데이 이상희 기자
전도연은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배우다. 그는 항상 ‘스타’가 아닌 ‘배우’로서 관객들의 기대감을 자아낸다. 스타 마케팅을 이용하지 않고서도 오롯이 그의 연기력만으로 작품에 대한 믿음과 호기심을 안기는 것이다.

이번 영화 ‘무뢰한’도 마찬가지다. 전도연과 김남길 주연의 ‘무뢰한’은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국내 관객·국외 영화인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2007년 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전도연은 ‘무뢰한’으로 네 번째 칸에 입성했다. 그에게 칸은 배우로서 새로운 자극과 설렘을 주는 곳이다. 최근 칸 영화제를 다녀온 전도연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제가 한국에서는 경력이 오래되고 ‘최고’ 소리를 듣는 전도연이지만, 칸에서는 ‘밀양’으로 상을 받은 배우로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연기를 보일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는 것 같아요. 저에 대한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고 저를 응원해주는 느낌이랄까요. 저라는 배우에 대해, 제가 앞으로 해야할 것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죠.”

전도연은 ‘무뢰한’에서 살인자의 여자 김혜경 역을 연기했다. 김혜경은 사랑이라 믿는 살인자 박준길(박성웅)을 기다리며 변두리 단란주점에서 마담으로 일한다. 그 과정에서 무심한 듯 챙겨주고 옆에 있어주는, 정체를 모르는 남자 정재곤(김남길)에게 감정을 느끼게 된다.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하드보일드 멜로’라는 장르가 매력적으로 다가와 이번 작품을 선택했어요. 그동안 남자 영화에서 여자 캐릭터가 대상화 돼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무뢰한’은 달랐죠. 김혜경이 여러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촬영할 때는 이게 맞는지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을 했지만 감독과 대본을 믿고 임했어요. 연기는 정답이 없잖아요. 감정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저를 의심하는 것 같아요.”

전도연은 작업 초반에는 김혜경을 ‘강한 여자’로 생각했다. 그러나 촬영을 하고 나서부터는 그에게도 사랑과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더욱 김혜경의 인간적인 모습을 그려내려 노력했다.

“김혜경을 알아 가는데 굉장히 처절하더라고요. 자존심이 강하고 지키고 싶어 하는 것도 있고, 그렇다고 그가 남자들에게 여자로서 어필하지 않아요. 그저 힘든 상황을 잘 견뎌내고 있죠. 그런데 정재곤을 만나면서 그가 살고 싶어 하는 삶을 처음으로 찾게 돼요. 자기가 원하는, 선택하고 싶은 남자를 만났는데 그 마음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여자죠. 강하고 똑똑한 여자인 것 같지만 내면은 여리고 상처도 많고 사랑에 대해 갈구하는 여자라 이해했어요.”
[포토]전도연 '미소로 연하남 다 사로잡겠네!' (무뢰한)
전도연은 이번 작품에서 김남길과 형사와 살인자의 여자로 만나 연기 호흡을 맞췄다. 전도연은 개봉에 앞선 제작보고회에서 김남길의 캐스팅에 대해 ‘처음엔 걱정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촬영을 하면서 배우로서 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김남길은 지나치게 발랄하고 웃겨요. ‘저런 사람이 어떻게 마초 같은 정재곤을 연기할까’라는 걱정이 있었는데, 김남길이 정재곤을 연기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 같은 모습도 있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모습도 있고, 거친 남자의 모습도 있고요. ‘내가 보고 있는 김남길이 다 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배우로서 안에 내제돼 있는 에너지가 큰 것 같아요. 앞으로가 더욱 궁금해지는 배우입니다.”

전도연은 그동안 ‘접속’, ‘해피엔드’, ‘피도 눈물도 없이’, ‘스캔들’, ‘밀양’, ‘하녀’ 등을 통해 한국 여성 캐릭터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는 작품마다 섬세하고 강렬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했다.

“저는 배우가 꿈이 아니었어요. 이렇게 연기를 오래할 줄도 몰랐죠. 어릴 때는 TV에 나오니까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친구들보다 돈도 조금 더 잘 버니까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고, 그래서 좋았어요. 하하. 앞으로는 가벼운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재미있는 작품을 하고 싶은데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가 많이 들어와 부담스러워요. 드라마도 10년 동안 못했는데 다시 꼭 해보고 싶어요.”
[포토]전도연 '칸, 또 사로잡고 왔어요' (무뢰한)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