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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우 의원 “입법권 조금 제약돼도 재정건전성이 더 중요”

이만우 의원 “입법권 조금 제약돼도 재정건전성이 더 중요”

기사승인 2015. 05. 28.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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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페이고(Pay-Go) 법' 대표발의 이만우 의원 "페이고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건전성 유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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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정지완 정수현 대학생 인턴기자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자신이 대표 발의한 ‘페이고(Pay-Go) 법’과 관련, “새 법안을 제출할 때 재정 계획서를 포함할 것을 의무화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힘들게 일해서 낸 세금을 오로지 인기에 영합해 함부로 쓰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페이고 법의 최초 발의자인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페이고가 도입되면)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건전성을 유지하고, 경제 정책 성장이 훼손되는 것을 막는 제도적 장치로써 기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페이고의 도입으로 인해 의원 입법권이 다소 제약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재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예산 결산위원회와 사전 협의를 하게 돼 있다. 물론 입법권을 어느 정도 제한한다는 측면은 있다”면서도 “재정이 수반되지 않는 법안을 남발하는 것보다는 입법권을 조금 제한하더라도 우리 재정을 지키는 것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한다면 연금 개혁은 필수적”이라며 “특정 시점에 맞춰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활동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데 복지와 연금 재정 수요는 점점 늘어난다”며 “점점 떨어지는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선 연금과 교육 정책을 개혁해야 하며 복지 증진보다는 일자리 창출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공무원연금의 개혁이 진통을 겪고 있는데.

“1960년대 초반에 공무원연금을 도입했다. 그 때만 해도 평균수명이 58세였는데 현재는 80세다. 고령화가 매우 진척된 상황인데 그러한 인구 구조에 대한 고려를 할 수밖에 없다. 출산율도 당시엔 높았으나 현재는 매우 낮다. 이를 고려한다면 공무원연금도 필수적으로 개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의 수준으로 가야하고, 어느 시점에서는 통합해야 건전한 재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기 위해 보험료율을 1%포인트만 올려도 된다고 말한다, 반면 정부와 새누리당 측은 2배가량 오를 수 있다는 입장인데.

“기준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타협의 산물로서 두 당의 중간 지점으로 계산하더라도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데는 재정 수요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개인 입장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 지난 1월 22일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는데.

“이제까지는 세무 행정에 있어 상대적으로 증세자의 권리만 많이 고려하고 납세자의 입장은 덜 고려한 면이 있다. 앞으로는 납세자의 권익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법안에 담았다. 납세가 부과되었을 때 이의신청을 하면 빠른 시일 내에 답변을 해줘서 납세자의 권익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요새 성장률 저하로 인해 세수가 잘 걷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세청에서는 아쉬움을 표하고 있기는 하다.”

- 국민 경제교육을 위한 ‘한국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최근 주민등록번호 유출·인터넷해킹·채권위조, 등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및 경제교육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예산 절감을 이유로 오히려 국민들에 대한 경제교육을 줄이고 있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국민이 경제를 잘 알아야 한다. 해당 법안을 계기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길 기대한다.”

- 우리나라 전반의 경제 상태를 진단한다면.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첫째 이유는 저출산·고령화다. 우리나라는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 중이다. 경제 활동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데 고령화로 인해 복지 재정 수요나 연금 재정 수요는 점점 늘어난다. 이러한 인구 구조 상의 근본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경제 활력이 자꾸 떨어지고 있다.”

- 경제 활력 저하에 대한 해결 방안은?

“교육 개혁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교육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옛날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아직까지도 주입식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교육부터 창의력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교육 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에 희망이 없다. 202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내려갈 수도 있다. 모든 경제 주체들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선진국에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다.”

- 분배와 성장의 균형을 맞출 방법은 없을까.

“스웨덴·핀란드 등 복지 선진국들은 인구가 얼마 되지 않는다. 서울시 인구 정도다. 따라서 고용 문제가 우리나라보다 덜 하다. 우리나라가 고(高)복지 방향으로 가려면 우선 고용 문제가 없어져야 한다. 소득이 창출돼야 조세 수입이 늘어나 복지 재정을 충당할 수 있다. 따라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도 개선이 우선이다. 일부 재정학자들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2060년에 국민연금 재정이 고갈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 야당의 주장대로 OECD 평균에 맞춰 복지를 늘리는 것은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를 감안하면 어렵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페이고(pay-go)’에 대해 법안을 발의했다. 어떤 내용인가.

“각 지역구 출신 위원들은 지역구 재정 수요를 반영해서 많은 입법안을 제출한다. 입법안을 제출할 때는 재정도 고려를 해야 하는데 많은 후보들이 선거 공약 등에서 재정을 생각지 않고 남발하는 측면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새 법안을 제출할 때 재정 계획서를 포함하고 이를 통해 법 제정을 제약하는 것이다.”

-페이고 법안이 시행됐을 때의 기대효과는.

“미국은 과거 ‘페이고 법안’의 도입과 폐지를 반복해 왔다. 최근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다시 ‘페이고 법안’을 도입해 재정을 건전화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우리도 ‘페이고 법안’을 통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경제 정책 성장 가능성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페이고 원칙의 큰 걸림돌인 의원 입법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 법안은 재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예산 결산위원회와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있다. 물론 입법권을 어느 정도 제한한다는 측면은 있다. 그러나 입법권의 남발로 인해 우리 재정이 어려워지는 것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 재정이 수반되지 않는 법안을 남발하는 것보다는 입법권을 조금 제한하더라도 우리 재정을 지키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요즘 저출산·고령화·공무원 연금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그 궁극적 이유는 재정 문제다. 따라서 이런 법안을 강제함으로써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 후손에게 빚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건전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입법권을 조금 제약하더라도 필요한 법안이라고 생각한다.”

- 학계에 있다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어떤 소명을 갖고 있나.

“고려대학교에서 30년 동안 경제학을 가르치다가 한국경제학회 회장을 맡을 당시 경제학계를 대표해 비례대표단의 직능대표로서 발탁됐다. 직능대표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뽑아 국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국회의 경제 관련 전문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경제학과 교수 때와 비교해 비례대표의원직을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3년 전 교수직을 휴직했다. 20대 국회부터는 겸직이 금지된다. 그렇게 되면 비례대표로의 입문이 제약받을 것이다. 재정학을 가르칠 때는 전공분야를 살려서 자유롭게 정책 건의를 했다. 국회의원으로서는 입법 과정에서 상대 당의 의견도 존중해야하기 때문에 상이한 의견을 묶어서 입법화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실제 여야 간 합의가 되지 않은 여러 법안들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정치를 타협의 산물이라고 하는데 그 과정이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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