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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취임 6개월을 맞은 이 행장이 민영화 과업 완수라는 부담감으로 매각에 수월한 방식인 지분 쪼개 팔기 방식을 선호하면서 10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 지분이 헐값에 넘어갈 우려가 커졌다. 분할 매각이 결정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일각에선 정부의 눈치를 보다보니 타 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와 후생복리 확대, 은행장의 경영 침해 등 내부적인 문제로 인해 이 행장이 제값을 받기 위한 노력보다는 조속한 매각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정부와 각 세우면서까지 ‘쪼개 팔기’ 군불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내부에서 정부 지분(51.04%)의 분할 매각(쪼개 팔기) 방식을 타진하고 있지만 정부는 매각 방식에 대해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매각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지금은 단지 수요 조사 단계”라며 “투자자들의 현황을 파악해 본 후 매각 방식을 말할 수 있다.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지분 쪼개팔기 방식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행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투자자 몇 곳을 확보했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경영권 일괄 매각을 포기하고 복수의 투자자에게 지분을 분할해 넘기는 방식을 은행 경영진이 직접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또 지난달에는 해외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는 등 투자자들을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1~4차 우리금융 민영화 당시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지금까지 우리은행은 매각의 주체가 아닌 객체이기 때문에 대주주인 정부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왔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은행 쪽에서 쪼개 팔기를 원하는 것 같다는 의심이 간다”며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 쪼개 팔기 원하는 은행 속내, 직원 이익이 공적자금 회수보다 중요?
지금까지 정부 지분 민영화와 관련해 말을 아끼며 정부 방식에 순응하던 우리은행이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데는 우리은행 내부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일·상업·평화은행 등 부실금융기관들을 한데 모아 이뤄진 우리은행(금융)은 정부의 출자와 출연 등으로 12조7663억원의 공적자금 혜택을 봤다. 아직도 4조6545억원의 공적자금이 회수되지 못한 상태다.
우리은행 주가가 1만원 선으로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현재 무리한 민영화를 추진할 경우 공적작금 1조원 이상을 회수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행장은 “임기 중에 반드시 민영화를 이룰 것”을 취임 일성으로 강조하는 등 민영화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 행장이 쪼개 팔기 방식을 강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2016년말까지 1년6개월 앞으로 다가온 임기 내에 가장 빠르게 민영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이 우리은행 최대 숙원 사업인 민영화를 완수할 경우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주주가 없는 쪼개 팔기 방식이 과도한 간섭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보가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면 자동적으로 경영권을 관여해 왔던 양해각서(MOU)가 해제되고 공적자금관리 특별법의 관리대상에서도 제외되는 장점이 있다”며 “우리은행으로서는 민영화가 최대의 숙원 사업”이라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조직이기주의적 측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영화가 이뤄지면 은행직원의 연봉과 복리후생을 제한토록 한 예금보험공사와의 규제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경우 재무건전성 목표비율을 달성하지 못하면 급여나 복리후생비용을 인상할 수 없도록 MOU가 체결돼 있다. 재무건전성·수익성·자산건전성 등 5개 세부지표를 모두 충족시켜야 조직원들의 급여 등을 인상할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은행 남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9500만원에 그쳤다.
외환은행(1억500만원), 국민은행(1억400만원), 신한은행(1억300만원), 하나은행(1억원) 등 주요 은행들이 모두 1억원 넘는데 비해 비교적 적은 보수를 받고 있는 셈이다.
우리은행 남자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19년1개월로 하나은행(17년)과 신한은행(16년3개월)보다 길지만 연봉은 오히려 적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예보 관계자는 “급여와 복리후생은 은행원들에게 굉장히 직접적으로 연결된 부분”이라며 “우리은행에서는 MOU해제를 통해 정부의 관리에서 빨리 벗어나기를 원하고 있지만 MOU를 해제할 경우 도덕적 해이 가능성 등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우리은행 경영진이 정부지분을 매각할 투자자들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을 비난할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로서는 주가가 낮은 상태에서 경영권 매각 없이 민영화를 추진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