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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은정 기자, 김유민 PD, 김규헌 PD = 역사상 가장 완벽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푸치니의 ‘라보엠’을 현대적인 색깔로 재탄생시킨 ‘라보엠 2015’
가난하고 배고픈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는 한 남자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의 품에서 웃으며 최후를 맞는 여주인공 ‘미미’가 있다. 죽어가면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여서 행복한 캐릭터.
아투TV는 ‘라보엠 2015’의 미미 역을 맡은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박혜진 교수를 만나 그의 성악 인생과 교육자로서의 삶, 그리고 곧 공연하게 될 ‘라보엠 2015’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라보엠 2015’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라보엠 2015’는 배경을 2015년도로 새롭게 각색했기 때문에 기존의 라보엠과 달리 특색 있고, 많은 분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다른 일정으로 인해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큰맘을 먹고 공연에 임하게 됐어요.
Q. ‘라보엠 2015’에서 맡은 배역에 대해 소개한다면?
‘미미’는 사랑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캐릭터예요. 한 남자를 너무 사랑해서 그 남자만을 바라보고, 죽기 전에도 그 남자의 품에서 죽기 위해 찾아가는... 사랑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처음에 성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사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어요. 예원중학교를 가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열심히 연습했는데, 초등학교 4학년 때 정말 피아노가 너무 치기 싫더라고요. 매일 2~3시간씩 연습해야 하는 것이 어린 나이에는 버거웠던 거죠. 그 당시에 예원중학교 입학을 위해서는 피아노와 성악을 준비해야 했는데, 그때 피아노 대신 성악을 시작하게 된 거죠.
Q.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제 남동생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곳에 가서 남동생도 돌봐주고, 영어도 배워보면 어떻겠냐는 부모님의 권유로 가게 됐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가서 생활하면서 주변의 학교가 너무 좋은 거예요. ‘나도 저런 학교에 다니고 싶다’, ‘나도 저런 유명한 선생님에게 배우고 싶다’는 욕망이 커지면서 그때부터 다시 수험생의 마인드로 열심히 공부하고 노래 연습을 했고, 결국 원하던 학교에 입학하게 됐죠.
Q. 한국과 미국의 성악 교육 방식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한국에서는 무조건 소리를 크게 잘 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에 미국에서는 음악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노래를 할 때 각 나라 노래의 발음을 얼마나 잘 구사하는지를 중요하게 보더라고요. 전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표현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깨달았죠.
지금 제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무대에서 어떻게 인사해야 하고, 눈빛은 어떻게 표현해야 하며, 노래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어요. 아무래도 유학 시절 배운 것이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큰 도움이 되죠.
Q. 현재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단국대에서 전공 실기 성악을 가르치고 있어요. 또, 제가 미국에서 오래 있었기 때문에 영어 딕션(발음)도 함께 가르치고 있어요. 저희 학교는 영어 딕션 수업을 영어로만 지도해야 한다는 지침이 있기 때문에 사실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에 어려움이 좀 있어요. 하지만 학생들은 아무래도 한마디라도 더 영어를 하게 되니까 영어가 편해지고,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해요.
Q. 박혜진 교수의 교육 철학이 궁금하다.
저는 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교수이고 싶어요. 교수라고 해서 너무 멀게 느껴지는 존재가 아닌,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그랬을 때 학생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제가 가르치는 것을 더욱 빨리 받아들인다고 생각해요.
‘학생과 눈높이를 맞추는 교육’, 그것이 제 교육 철학이에요.
Q.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해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
재작년에 오페라 페스티벌 때 ‘리골레토’ 라는 작품을 했었는데 그때 질다 역할을 처음 맡았어요. 처음 맡는 배역인데다가 고음이 많아서 힘들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또, ‘피가로의 결혼’을 했을 때는 교수로 임명되고 난 후에 참여한 작품이어서 더욱 부담스러웠어요. 그런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목이 많이 상했어요. 그때 스테로이드 주사를 일주일 넘게 맞았는데, 얼굴도 많이 붓고 눈도 작아지고... 그런데 얼굴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으니 목소리만 나오게 해달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너무 힘들었을 때 했던 작품이어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Q. 성악가로서의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성악가는 힘들고 외로운 직업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스스로 항상 관리해야 하니까요. 술을 마신다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성악가에게 최악이고, 잠도 많이 자야해요. 또, 몸이 악기다보니까 기분도 늘 좋게 유지하려고 하고, 목에 좋은 것만 먹으려고 노력하고요. 이런 것들을 항상 신경 써야 하니까 어떻게 보면 참 힘든 직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곧 개막할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게 되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 성악가에는 참 특별해요. 어떻게 보면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이니까 영광스럽고 너무 좋은 기회이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죠. 온 국민이 다 지켜보는 자리니까요.
하지만 사실 저는 이번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게 되어 너무 기뻤어요. ‘오래 전부터 꿈꿔온 나의 소망이 이뤄지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Q. 앞으로의 계획과 꿈은 무엇인가
사실 요즘 클래식이 대중과 너무 멀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싶어요. 그래서 대중과 이야기하며 하는 콘서트나 대중들이 많이 듣는 음악을 위주로 하는 콘서트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저의 제자들이나 후배들이 설 수 있는 많은 클래식 무대들을 만들어주고 싶고, 저 또한 그로 인해서 행복한 무대에 많이 서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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