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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두근두근 땀이 삐질삐질…‘갑상선 기능항진증’ 의심

심장이 두근두근 땀이 삐질삐질…‘갑상선 기능항진증’ 의심

기사승인 2015. 07.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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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여성에게서 발병률 높아…안면홍조·무기력감, 갱년기 증상과 비슷
김종민 원장
김종민 민병원 갑상선센터 대표원장이 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제공=민병원
“왜 이렇게 땀이 나지. 혹시 더위 먹었나.”
주부 조경진 씨(48·가명)는 요즘 들어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부쩍 더위를 느끼고 얼굴이 달아오를 때가 많다.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다. 매일같이 피곤하고 쉽게 지치는 것은 물론 유난히 가슴도 두근거리는 것 같았다. 조 씨는 ‘갱년기도 오고 여름철에 기력이 약해져 더위를 잘 타나보다’ 생각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갑상선호르몬 과다 분비 ‘갑상선 기능항진증’
유독 더위를 타고 땀이 많이 난다면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목 앞쪽 튀어나온 부위 아래에 있는 갑상선에서는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고 에너지 생산의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임신 중 태아의 성장 및 발육에도 필수적으로 작용하는 호르몬이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이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증세다. 특히 중장년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남성과 달리 생리나 임신·출산 등을 겪으면서 여성호르몬 변화가 심해 갑상선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대부분은 ‘그레이브스병’ 때문에 일어난다. 이 병은 체내 세균과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갑상선 일부 구조를 세균으로 생각해 이에 대한 항체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갑상선염 등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유전적 요인이나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항체의 공격을 받은 갑상선은 더 많은 호르몬을 생산하고 이 때문에 신체의 대사 속도가 빨라지며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발생한다. 결국 남는 에너지는 열로 발산되고 몸에 열이 많아져 더위를 타면서 땀이 많이 나게 된다. 심하면 가만히 있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며 가벼운 운동만 해도 숨이 차고 피로를 느낀다.

또 식욕이 좋아 아무리 잘 먹어도 소모하는 열량이 많아 체중이 크게 줄어든다. 대변을 자주 보고 설사도 한다. 머리카락이 잘 빠지며 손발이 떨릴 때도 있다. 쉽게 흥분하고 안절부절 못한다. 여성의 경우 월경 불순이 생기고 월경량도 줄어든다.

갑상선이 커져 목이 붓는 것 외에 눈이 커지고 안구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무더운 여름철에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신진대사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건강이 악화된다.

◇증상 비슷한 갱년기와 혼동 말아야
중장년 여성이라면 갑상선 기능항진증 증세가 나타났을 때 유의할 점이 있다. 안면홍조나 무기력감 등이 흔히 나타나는 갱년기 증상과 혼동할 수 있어서다.

김종민 외과전문병원 민병원 갑상선센터 대표원장은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생기면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져 쉽게 지치기 때문에 항상 피곤함을 호소하게 된다. 갑상선호르몬 이상은 대개 중장년층에 많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신체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갱년기나 신경성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증상이 장기간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찾아 검사받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갑상선 기능검사는 혈액을 체취해 이뤄진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복용 후부터는 2개월 정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호르몬 검사를 받아 상태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원장은 “갑상선 기능항진증 치료는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맞추기 위해 약물을 처방하는데 환자의 연령대와 상태에 따라 복용 여부와 기간이 정해지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는 평소 자극적인 매운 음식 등을 피하고 단백질·당질·무기질·비타민B가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음주는 가슴을 더 빨리 뛰게 하므로 술도 삼간다. 평소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리는 여름에 과다한 음주는 위험하다. 커피도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커피를 마신 후 가슴이 심하게 뛸 수 있다. 금연도 필수다.

또 급성 질환이 아닌 경우에는 요오드가 함유된 음식을 일부러 가려먹을 필요는 없다. 갑상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 섭취를 피하는 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들이 많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미역·다시마·김 등에 포함된 요오드의 양은 갑상선 기능항진증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는 피로감을 잘 느끼므로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산책이나 수영 및 자전거타기 등을 하루 30∼60분 정도 하는 게 좋다.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질환에 영향을 끼치므로 평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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