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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베테랑’ 류승완 감독 “축구 하듯 개운하게 땀 흘린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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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베테랑’ 류승완 감독 “축구 하듯 개운하게 땀 흘린 현장이었다”

배정희 기자 | 기사승인 2015. 08. 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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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류승완 감독/사진=이상희 기자 vvshvv@
류승완 감독은 타고난 이야기 꾼이다. 스토리만 보면 단순하지만 류승완 감독의 손을 거치면 달라진다. 그의 신작 '베테랑'은 안하무인 재벌3세 조태오(유아인)와 그를 쫓는 광역수사대의 대결을 그린 영화로 시작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쫄깃함과 통쾌함이 가득하다. 그러한 까닭에 '베테랑'은 올 여름 극장가 한국영화 빅4 가운데 최고의 오락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5일 '베테랑'의 개봉일에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 시사 후 쏟아지는 극찬에도 여전히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고 지갑을 열어서 보는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거니까 긴장이 되요. 하지만 배우들과 기술시사 후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영화를 만든건 아닌 것 같다'는 얘기를 주고 받았고, '우리 영화 열심히 만들었어요 만이 아니라 우리 영화 재밌고 시원해요' 라고 말하는게 어색하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류승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부당거래'에서 만났던 황정민과 재회했다. 당시 느꼈던 황정민이라는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매력이 서도철이라는 인물을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서도철은 끝까지 조태오를 추격하는 광역 수사대 형사. 거대 권력에 대항하는 소시민 영웅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부당거래'를 하면서 배우 황정민에게 얻은 매력이 컸어요. 한 작품을 하고 나면 사람에 대한 인상이 남기 마련인데, 황정민이라는 사람이 서도철이라는 점과 비슷한 지점이 있었어요. 다른 사람이 불편해하는 것을 잘 못보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 그 자리에서 나서기도 하고요.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갖고 있는 인간적인 매력과 씩씩함, 그러면서도 황정민이 갖고 있는 서민성이 절 매료시켰죠. 또 이 사람이 재밌는 건 사람들이랑 밥 먹을때 항상 자기가 밥을 사야하는데, 스스로에게는 되게 인색해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정말 인간적인 면모들을 보면서 온전히 이 사람을 중심에 세워놓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 '부당거래' 하면서 만났던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고 있는 형사, 제 주변에 서도철과 같은 사람들의 유형과 결합이 되면서 황정민이 중심이 되고 이 사람을 응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보자 거기서 출발하게 됐어요."

서도철과 조태오의 대결구도로 내달리는 '베테랑'은 국민들의 혐오대상인 부패한 공권력과 갑질하는 재벌을 보기 좋게 조롱하며 객석에 대리만족의 통쾌함을 선사한다. 최근 재벌 갑질에 대한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보니 보는 이들에 따라 특정 사건이 떠오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연상되는 일들이 있는데, 어떤 특정한 사건을 떠올리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 것이 오히려 이 영화의 본질을 향해 가는데 방해할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발로 뛰고 유사한 사건들을 다 취합해서 우리만의 괴물을 만들어 낸거죠. 조금 넓게 판을 짜고 들어가고 싶었어요. 특정 기업의 사건이 중요한 게 아니라 범죄에 저항하는 서민들의 당당한 모습들이 중요한 포인트에요."

'베테랑'은 전작 '베를린'보다 확실히 힘을 뺀 영화다. 단순한 이야기 안에 짜릿한 맨몸 액션, 유치한데 웃음이 나는 슬랩스틱, 블랙코미디까지 모두 스며들었다. 류승완 감독의 장기를 꾹꾹 눌러 담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올 여름 최고의 작품. 하지만 그 모든 것의 공은 배우들에게 있다고 말하는 그다.

"제가 판을 깔면 영화를 채우는 건 배우들이에요. 제가 툭 주면 고만큼만 하는 게 아니라 더 얹어서 주고, 그렇게 주고받고 하는 게 배우와 관객 뿐 아니라 배우와 배우, 배우와 스태프들의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어요. 변칙적 아이디어 하나가 툭 떠오르면 스태프들의 손발이 되게 바빠져요. 컨테이너 추격신에서 컨테이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도 황정민의 아이디어예요. 컨테이너 각도 좁힌다는 것 하나만 해도 컨테이너를 옮기는 등 일이 많아지는데 누구 하나 투덜되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진행이 됐어요. 다른 현장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렸을거에요. 근데 그것이 굉장히 기분 좋았어요. 놀이하듯, 축구 게임 하듯이 개운하게 흘리는 땀, '베테랑'은 저희에게 그런 현장이였어요." 

'베테랑'은 1000만 관객 영화를 향해 질주 중인 '암살'에서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까지 쟁쟁한 경쟁작들과 맞붙는다. 류승완 감독에게 예상 관객수를 묻자 숫자를 떠나 누군가에게 좋은 영화로 남으면 그것만으로 됐다고 했다. 

"'베테랑' 고유의 방향과 목표점까지 잘 왔다고 생각해요. 위대한 영화들이 당대에 흥행에 실패했어도 수십 년이 흐르고 백년이 흘러도 살아남는 영화가 있고, 흥행이 잘 되도 몇 년 후에 잊히는 영화도 있어요. 흥행이 잘 됐다고 해서 좋은 영화이고 잘 안됐다고 해서 나쁜 영화는 아니잖아요. 숫자보다 그저 누군가에게 좋은 영화로 남았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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