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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칼럼] 일본의 평화헌법은 ‘과거’가 아닌 ‘미래’

[광복 70주년] [칼럼] 일본의 평화헌법은 ‘과거’가 아닌 ‘미래’

기사승인 2015. 08. 1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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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세계 안보분야에서 일본의 향후 역할은 태평양 전쟁 종식 70주년을 맞는 여러 동아시아 국가들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다. 불행히도 도쿄 보수파들이 ‘보통국가’ 라는 지위의 전제조건이라 생각하며 몰아 부친 적극적인 재래식 군대의 개발은 동아시아 내 정치적 긴장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시키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궁극적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가져왔다.

일본 내에서도 많은 이들이 일본의 군사력 강화와 평화헌법에 규정된 군사행동 제한의 폐지, 그리고 일본이 무기 기술의 주요공급체로 활동하는 것과 관련한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이 목표를 향해 헌법9조에 명시된 “영토 영해 영공과 다른 잠재전력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해석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도입했다.

일본 보수파들은 일본이 G7의 일원으로서 자국의 국제적 책임을 감당할 필요가 있으며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는 ‘보통국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군비지출에 있어 세계 7위로 이미 보통국가를 넘어섰다.

세계의 리더가 되고 국제문제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하려는 일본의 욕망은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은 산업분야에서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놀라운 전통문화, 강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스스로에게 심각한 질문을 던져야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평화헌법을 포기해야 할까 아니면 지키고 활용해야 할까?

많은 이들이 평화헌법이 우리 시대와 관련이 있다는 의견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일본 안보전문가인 로버트 듀자릭은 심지어 “헌법 9조는 위험한 세계에서 생존하는데 맞지 않는다. 고상한 열망이긴 하지만 정책이 될 순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평화헌법과 세계에서 생존하는 것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의심할 여지없이 오늘날 최대 위협은 기후변화로부터 온다. 이는 아시아 주요 해안 도시들을 황폐화시키게 되고 식품 생산성을 저하시키며, 세계 대도시를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제임스 한센 전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 소장이 이끈 최근 연구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섭씨2도까지의 온난화 제한 유지로 남극지역과 그린란드의 빙하 용해를 피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피할 수 없는 결과는 해수와 연결된 도쿄와 상하이, 부산 등 주요 도시들을 물속에 잠기게 할지도 모른다.

‘평화 헌법’은 이러한 실존적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국가들과 협력하며 연대하고자 하는 일본의 주요 이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평화헌법은 탱크나 전투기 등 군사력과 관련된 것에 지출을 줄여줌으로써 일본이 자국의 자원을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기후변화 위협에 사용하도록 만들어줄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군사문제에 힘을 쏟지 않는’ 일본이 아닌 ‘안보문제에 처음으로 진정한 리더가 되는’ 일본을 만들어 줄 것이다.

일본은 이미 점점 사람이 살기에 부적당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기후변화 적응 및 경감과 관련한 첨단 기술, 태양광, 풍력, 전지 그리고 다른 시스템들을 가지고 있다.

일본은 군사력의 광범위한 확장으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미국을 자국의 안보전략 모델로 삼는 것 보다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는 안보 위협에 초점을 맞춰 더욱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

자위대는 헌법 9조를 부인하는 것이 아닌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조직으로 변모함으로써 긍정적인 제도적 혁신의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미래의 육상 자위대는 사막화와 싸우고 있는 자국의 자원들을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땅의 퇴화와 삼림의 파괴에 쓰도록 집중할 수 있다.

해상 자위대는 해양의 온도 상승과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산성화 증가에 대처하는데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또 기후변화와 관련한 인도적 지원과 해양에 위험한 남획 금지에 주위를 기울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항공 자위대는 대기의 지구 온난화 영향을 조사하고 대기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그들의 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

군사를 개혁하는 것은 간단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새로운 환경변화와 위협이 안보 우선순위를 재고하게끔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일본은 이러한 과제를 혁신과 개혁의 전통으로 복귀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안보 전략은 새롭게 떠오르는 위협과 관련한 국제적 안보네트워크에서 일본이 세계와 아시아를 협력하게 만드는 중심역할을 하게 해줄 것이다.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기존 군대를 개혁하는 것은 일본의 역사적 결정이 될 것이다.

비록 일본은 평화헌법을 선택할 시기에 완전한 자치권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기후변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 국가들이 자국의 자원을 재정비하는 이 시기에 세계를 리드할 선택권은 가지고 있다고 본다.

△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Emanuel Pastreich)교수는 예일대에서 중문학 학사 학위(1987), 동경대에서 비교문화학 석사 학위(1992),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언어문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일리노이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 조지 워싱턴대 역사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겸 아시아 인스티튜드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세계석학들 한국미래를 말하다’ 등이 있다.

번역 고진아 기자 정리 추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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