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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논설실장 |
우선 단순히 학문에만 매진한 학자들이 어떤 정책이 우리 경제를 위해 필요한지에 대해 주로 연구한다고 보면, 그는 이런 이론에 더해 실제로 그런 정책을 입법화시키고 성공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일반 학자들에 비해서는 좀 더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오랫동안 사회문제를 다루고 사회운동을 통해 성취하거나 저지하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정당은 선거에서의 승리가 최우선 과제이고 새누리당도 예외가 아니다. 그렇기에 자칫 득표를 위해 장기적으로는 우리경제와 국민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만 단기적으로는 득표에 도움이 될 포퓰리즘 정책들이 제안되고 실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야당에서 그런 정책을 들고 나왔을 때 국민들을 설득할 준비를 해놓지 않은 상태라면 그럴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경제원리를 체득한 경제학자가 여당의 싱크탱크를 이끌게 되었다는 점에서 여당이 그런 준비를 하게 만들고 포퓰리즘 정책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데 김원장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되려면 김 원장의 개인적 역량과 노력 이외에도 새누리당 지도부의 지원 등 여러 정황들에 달려있겠지만 그의 이력은 이런 기대를 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김원장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기득권층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중산 서민층, 청년층의 지지가 두터우며 내년총선에 '안보 보수 20대'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법인세,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등에 대해서도 평소에 정리된 생각이 있다 보니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다.
각국의 경제자유지수와 이를 토대로 연구한 보고서들로부터 확인되는 주목할만한 현상들 가운데 하나는 경제적 자유가 높은 나라일수록 가장 빈곤한 계층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오히려 높다는 점이다. 이는 각종 제도와 법이 완전한 경제적 자유에서 더 많이 벗어날수록 오히려 기득권층이 누리는 게 커지고 새로이 진입하거나 경제적으로 곤궁한 사람들이 기회를 잡기가 더 어렵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노동시장이 경직될수록, 또 최저임금이 높게 책정될수록, 아직 일자리를 얻지 못한 청년들이 고용절벽에 신음하게 되고, 비숙련 노동자들의 처지도 어려워지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아직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임 원장에 대해 너무 많은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역량을 발휘하는 데 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들이 여당 내에서 추진되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언급은 자제하고자 한다. 김 원장에게 이런 작지 않은 기대가 있음을 기억해서, 김 신임원장이 새누리당 싱크탱크를 활성화시키고 새누리당의 정체성과 정책의 방향성을 확실하게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