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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리포트]고객 라이프 스타일을 빗나간 전략은 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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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5. 09. 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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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자카야 대표 브랜드 ‘와타미’의 부진…달라진 소비흐름에 부응한 콘셉트 부재 원인
일본-박래휘
박래휘 F.D푸드컨셉연구소장
‘와타미’는 일본 이자카야 브랜드 중 제일 먼저 떠올릴 정도로 대표적이다. 이러한 와타미가 2014년 9월 중간결산에서 41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약간의 반등이 있었지만, 이는 부진점포를 폐점시키면서 거둬들인 나비효과일 것으로 여겨진다.

와타미의 부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거론되지만, 가격정책 실패와 종업원의 과로 자살로 야기된 이미지 타격에 의한 영향이 크다고 현지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여기에 와타미를 이끄는 대표가 교체되고서도 계속되는 적자행진으로 인해 미래 사업으로 추진 중인 간병사업을 중단하고, 빌딩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적자에서 벗어나 브랜드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푸드콘셉트 전문가적 시각으로 볼 때,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것도 크다고 본다.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보다는 집에서 술을 마시거나 식사와 더불어 약간의 음주를 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임금 인상 폭에 따라 주머니가 가벼워진 젊은 직장인들의 음주패턴이 바뀌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변화된 고객 니즈를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채 콘셉트 부재에 따른 경쟁력 약화가 크게 작용했다.

소비자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되기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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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저녁식사 겸 술과 안주를 단시간·저예산에 즐기는 음주패턴이 트렌드로 자리했다.
와타미는 와타미그룹의 중추역할을 하는 이자카야 전문점으로 저렴하고 맛있는 다양한 안주거리와 술 한 잔 할 수 있는 곳으로 각인돼 왔다. 이 브랜드가 2011년 센다이지진 이후 가격보다는 안전한 유기농식자재에 전력투구한 사이에 틈이 벌어졌다. 널뛰는 가격정책의 실패에 따른 경영자의 전략적 실수와 더불어 외식시장의 상황파악이 늦어졌고 전환 타이밍도 맞추지 못했다. 위기에 놓인 와타미를 더욱 수렁으로 빠지게 했던 셈이다. 이런 사례는 비슷한 환경에 처한 국내외식업체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버블경기가 시작된 1986년, 여러 악재 속에서도 홀로 승승장구하던 이자카야 와타미가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을 분석하다보면 일종의 교훈과 실패하지 않는 전략적 팁을 얻을 수 있다.

일본과 우리의 생활양식을 비교해 보면 아래 통계조사와 같이 예상외로 공통점이 많다. 성장하길 원하고 내실을 다지고 싶어하는 업체라면 지금의 일본 외식시장의 흐름과 관련분야에 대한 정기적인 조사를 반드시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신세이은행(新生銀行)이 해마다 20~50대 일본 남성 직장인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와타미의 매출감소가 일어나기 전인 2013년 4원 앙케이트 발표(표본조사 1048명)에 따르면 아래와 같다.

2014_샐러리맨의용돈_002
샐러리맨의 용돈
음주에 지불하는 평균비용은 1회 3474엔·월 2.2회로, 2009년 1회 5170엔·월 3.3회 보다 낮은 수치다. 이는 1품 270엔 균일가를 표방하는 선술집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라고 보면 된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소비가 줄어든 원인으로 직장인의 급여가 줄었다기보다는 간접세의 인상과 엔화 하락세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물가상승에 따른 엥겔지수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네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른 여론조사회사인 ‘에누피디자판’의 2013년 조사내용에 따르면 소비자가 외식할 때 알코올을 마실 기회가 4년 전에 비하여 10.1% 감소했다고 한다. 업종별로는 이자카야(居酒屋)가 1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알코올을 마실 기회를 시간대별로 보면 2009년에 비해 오후 2~5시대에 1.1% 증가했고, 체류시간은 60분 이하가 1.4% 증가했다. 이 시간대 이용고객은 주로 친구·회사·동료보다 혼자 또는 배우자나 연인과 함께한 경우다. 이처럼 사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이용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짧은 시간·적은 경비로 즐기는 음주패턴 ‘대세’
이에 따른 음주스타일도 변했다. ‘쵸이노미’ 형태의 음주 스타일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 스타일은 퇴근 후 저녁식사 겸 술과 안주를 짧은 시간·적은 예산으로 즐기는 음주패턴을 말한다. 쵸이노미의 상승세는 식사를 위주로 하던 기존 외식업체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일본리포트 언급됐던 스카이락 ‘가스토’와 ‘조나산’의 쵸이노미타임(오후 1시 이후)을 살펴보도록 하자. 가령 고객이 포테이토 한 접시(99엔)와 맥주 한잔(249엔)를 주문했더라도 소비세를 더해 375엔이면 즐길 수 있다. 부담 없는 가격과 구성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리고 나가사키짬뽕으로 유명한 ‘링거하토’에서도 1인당 1000엔이란 가격대로 간단히 음주를 즐길 수 있는 메뉴구성이 준비돼 있어서 여성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덮밥 체인점들도 식사와 더불어 간단히 음주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로 점포를 탈바꿈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요시노야(吉野家)’는 ‘맛있는 안주에 간단하게 한잔’이라는 콘셉트를 표방한 이자캬아풍의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그런가하면 덮밥 업계 경쟁 브랜드인 ‘마쯔야(松屋)’에선 기존점포의 리뉴얼대신 술과 안주메뉴를 추가하는 것으로 쵸이노미에 동참하고 있다. 이 업체들은 ‘주부모임때 대화하며 즐겁게 한 잔’ ‘혼자만의 기분전환을 위해 한 잔’ ‘퇴근길 저녁식사와 더불어 한 잔’이란 각 식당과 어울리는 콘셉트를 내걸고 타깃 고객층을 유인하고 있다.

국내 외식시장도 저렴함을 무기로 한 스몰비어가 순간의 트렌드가 아닌 저가 주점으로서의 기존의 호프집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여기에 기존 식사를 위주로 한 식당에서 저알코올 주류의 판매와 점심에는 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간단히 식사 겸 안주와 저 알코올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점차 늘어 날 전망이다. 단지, 메뉴판에 술안주를 추가하는 것만이 아닌 가격·안주류의 가성비를 조화시켰을 때 고객이 찾는다는 사실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또한, 트렌드에 맞춰 변화가 가능한 편의점과 도시락 전문점이 쵸이노미 영업을 전개한다면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 종류들이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최고의 벤치마킹 대상이자 롤 모델이었던 일본 이자카야 최대 체인 ‘와타미’도 소비자의 흐름을 찾지 못하고 방만한 사이에 견고했던 댐의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이 넓혀져서 기업의 존폐위기까지 몰렸다. 이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잘되는 업체일수록 더욱 더 소비자의 기호와 흐름에 따른 변신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를 쫓아가지 못하는 외식업체라면 롱런하는 기업으로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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