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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 낙관론에 취한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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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승인 : 2015. 09. 24. 06:00

한은 "올 성장률 2.8% 전망서 크게 안 벗어날 것"
전문가들 "올 2% 초반 성장 유지할 듯"
9면_한국경제2
아시아투데이 김은경 기자 (세종) = 각종 대내외 악재로 둘러싸인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정부와 시장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계 주요 투자기관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반면 정부 당국은 “내수 회복세가 재개되고 있다”며 경기 부진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어서다.

24일 해외 금융기관 36곳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평균 2.5%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외국계 투자기관을 중심으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

실제 노무라·IHS이코노믹스·ANZ은행·웰스 파고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독일의 데카뱅크는 2.1%로, 모건스탠리와 무디스, 코메즈방크는 2.3%로 내다봤다. 해외 금융기관 36곳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평균 2.5%로, 이는 기획재정부(3.1%), 한국은행(2.8%)의 전망치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15년 아시아 개발 전망 수정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7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3.5%에서 3.0%로 내린지 2개월 만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따른 내수 회복세 지연,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등 대내외 악재로 한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다는 판단에서다. ADB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종전보다 0.1%포인트 내린 3.4%로 제시했다.

반면 정부는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올해 GDP 성장률이 기존 한은 전망치인 2.8%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기 둔화 등 대내외적인 충격으로 경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최근 민간소비 부문에서 회복세가 재개되고 있고, 고용률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경제 성장률이 7월 전망치인 2.8%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기재부도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22조원의 재정보강대책을 통해 당초 전망한 3%대 경제성장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나치게 경제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한구 의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012년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2.0%로 1.7%포인트의 오차가 발생했다. 2014년도 상반기에도 3.9%를 전망했으나 실제는 3.7%로 0.2%포인트 과다 전망을 했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이 의원은 “최근 한은은 경제성장률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낙관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은 시장에 왜곡된 정보를 주게 되고 이로 인해 기업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낙관적인 경제전망은 세입의 과다추계로 이어져 실제 거둬들이는 세수와 오차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곧 재정지출의 차질을 불러와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2.8% 달성은 어렵다고 본다”며 “현재 경제 상황으로 볼 때 올해 성장률은 2.5%를 밑도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가 경제 성장률 목표를 높게 잡아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자칫하면 과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 경우 세수 결손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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