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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th 부산국제영화제] 하비 케이틀 “나는 정의내릴 수 없는 배우”(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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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배정희 기자

승인 : 2015. 10. 03. 10:04

하비 케이틀/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할리우드의 전설로 불리는 명배우 하비 케이틀은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영화 '유스'로 생애 처음 한국을 찾았다.
하비 케이틀은 지난 2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을 첫 방문한 소감과 함께 작품, 배우로서의 삶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의 솔직한 화법과 한번 씩 터져 나오는 유머로 장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이 이어졌다.

하비 케이틀은 '피아노'(1993)를 비롯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1992)과, 아벨 페라라 감독의 '배드 캅'(1992),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비열한 거리'(1973) 등으로 영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온 배우다. 최근에는 '문라이즈 킹덤'(2012),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등에서도 활약해 왔다.

다음은 하비 케이틀과의 일문일답.

-한국에 첫 방문이다. 왜 이제서야 오게 됐나.

"한국에 이제야 처음 방문한 것은 상황이 그랬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된것 같다.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대한항공을 타고 오면서 느꼈는데, 놀랄 만큼 쾌적한 환경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어제 제가 개막식에서 본 스펙터클함,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음악 세레머니가 인상 깊게 와닿았다. 많이 늦었지만 한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하고 싶다. 여러분이 이미 좋은 경험의 일부가 됐다." 

-'유스'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조금 다르게 접근해서 말씀드리겠다. 나는 영화제에 한국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왔다. 영화제에서 중요한건 영화와 이야기다. 영화는 관객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그 경험을 공유하고 교환하는 것이 우리를 어떤 지점으로 이끌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는 '유스'를 본 모든 사람과 만나 술을 마시거나 저녁을 먹으면서 그들의 경험과 제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그랬을 때 우리가 전에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방식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거다. 사람들이 서로를 알 수 있는 제가 아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실 이야기의 창작은 어떤 문화에 기반이 되건 굉장히 비슷하다. 모든 사람이 감독, 작가, 연기자가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해야한다. 유치하고 뻣뻣하고 폐쇄적인 모든 행동을 그만뒀으면 좋겠다. 사실 이런 연설을 한다면 나는 어디서든 뽑히지 못할 거다.(웃음)"

-상호간에 교류를 하고 이야기를 하게 한다는 것이 영화를 하는 이유인가.

"그렇다. 영화를 통해 다른 예술을 경험하게 한 것이 배우로서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했다. 다 같이 술 한 잔 하러 가야할 것 같다. 다음 기자 간담홰 때는 술을 준비해 달라."

-하비 케이틀의 인생 영화는 무엇인가

"'스모크'(1995년)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다. 폴 오스터가 각본을 썼고,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굉장히 두꺼웠다. 계속 읽고 또 읽었는데 지쳤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 생각했다. 이렇게 두꺼운 걸 보면 무슨 말인가 하긴 하려는 것 같으니 일단 출연을 하겠다고 하고 참여했다. 그렇게 폴 오스터와 웨인 왕 감독과 아름다운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 경험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같은 코너에서 매일 같은 풍경을 찍는다는 건 정말 놀라운 아이디어인 것 같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저는 우리 모두가 머릿속에 카메라를 가지고 매일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한다." 

-'유스' 속 믹 처럼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지금보다 좀 더 나이가 들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계속 일을 할 것인가. 

“기자님은 제가 나이가 들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하고 있는 걸 보면 답이 되지 않겠나.(웃음) 제가 인생에서 겪고 있는 단계는 모두가 겪게 될 단계다. 자신이 인생의 어떤 단계에 있건, 인생에서 취할 수 있는 경험을 최대한 취하는 게 좋다. 그 말을 하면서 좀 슬프다. 현재 세상을 보면 정말 많은 생명들이 빨리 지고 있는 것 같다.” 

-공식일정 외 한국에서의 계획은?

“이 자리 역시 공식일정이지만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다. 제가 한국문화에 익숙해지기 위한 첫 번 째 단추라고 생각한다. 며칠 더 머무를 예정이어서 사람을 만나는 경험을 하고 싶다. 스크린 안이나 밖이나 상관없이 스토리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고도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는지.

"어떤 자각을 위해서 계속 경험하고 싶다. 약간은 얻었지만 더 많은 자각을 얻고 싶다."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 웨스 앤더슨 등 여러 감독들과의 작업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나.

“언제 한 번 그것에 대해 책을 써야 할 것 같다. 좋은 질문이다. 우리 같은 사람이 언젠가 꼭 한번 답해야 할 질문이다. 어떻게 답해야 할 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해보겠다.”

-심형래 감독이 만든 영화 '라스트 갓파더'에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에 대한 어떤 인상을 갖게 됐나. 
 
"심형래 감독은 매우 재능있고 창조적인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미국과 한국에 대한 코미디 영화를 훌륭하게 썼다. 정말 재미있었고 어떤 지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기발한 방법이었고, 내게는 찰리 채플린을 상기시켰다."

-하비 케이틀이라는 배우를 한 마디로 쉽게 정의내리는 것이 힘들다. 본인은 어떻게 불리길 원하나.

"내가 죽기 전 전화를 걸어 하비 케이틀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말해주길 바란다. 그때 나를 정의할 수 있는 말을 해주길 바란다."
부산=배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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