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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머니파워 고맙지만…지나친 의존땐 경제 ‘사상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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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은 기자

승인 : 2015. 10. 06. 06:00

韓서 매년 1인당 2000달러 이상 소비
국내 관광·쇼핑·숙박업 등 쥐락펴락
"무슬림 등 대안시장 발굴·육성해야"
방한중국관광객지출경비추이3
아시아투데이 조상은 기자(세종) = 국내 내수시장의 중국인 관광객(유커. 遊客) 의존도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관광·여행, 쇼핑, 숙박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시장 전반에 걸쳐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일례다.

산업연구원의 ‘중국인 관광객 소비패턴 분석 및 산업연계 활용방안’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3년 기준 전체 외국인 관광객 1217만명 중 432만명(35.5%)을 차지했다.

특히 2007~2013년 동안 연평균 26.2%의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집계에서는 지난해에 551만400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방한했다. 이는 일본인 관광객(223만4582명)의 두배가 넘는 규모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20년에 중국인 관광객 1280만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인 관광객의 숫자도 숫자지만 씀씀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013년 2272달러에서 2014년 2094달러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2000달러 이상을 소비했다.

이를 토대로 산업연구원이 추산한 2013년 중국인 관광객 총지출은 전체 관광객 총지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7조6722억원 규모다.

이에 따른 2013년 기준 중국인 관광객의 총지출이 우리나라 산업 전체에 미치는 생산유발효과는 13조3717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해 우리나라 명목 GDP 1482조3000억원의 0.9% 수준이다.

무엇보다 내수시장에 있어서의 중국인 관광객의 힘은 절대적이다. 2013년 기준 중국인 관광객은 소매업과 숙박업, 식음료업에서 각각 4조4873억원, 1조1980억원, 1조1853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가져왔다.

문제는 중국인 관광객에 지나치게 치우친 국내 내수 시장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사상누각’의 위험성이 될수도 있다는 점이다.

올해 5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국내 발병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여행을 대거 취소하거나 중단하면서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한 내수 시장이 추락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실제로 5월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 발생 이후 5월, 6월, 7월 중국인 관광객은 전달에 비해 3.7%, 49%, 18.9% 줄었다.

이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인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액이 각각 10.7%, 9.7%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정부가 소비활성대책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국경절 호재로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국내로 유입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메르스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내수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전년에 비해 26.3% 증가한 가운데 본점의 1일과 2일 양일간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76% 늘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1~4일 매출도 전년대비 각각 27.6%, 36.7% 증가했다.

국내 내수시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방증하는 셈이다.

송용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숙박업소의 예약이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면서도 “관광업계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내수시장의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인 관광객 일변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장병권 호원대 교수는 “관광과 여행업계의 중국인 관광객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는 절반 이상이다”라며 “단기적으로 메르스 사태가 재발하면 경제적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 다른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면서 “중국 시장에 버금가는 무슬림 시장을 대안으로 육성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라고 조언했다.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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