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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난 변호사’ 이선균, 불혹 맞은 배우의 굵직한 나이테

[인터뷰] ‘성난 변호사’ 이선균, 불혹 맞은 배우의 굵직한 나이테

기사승인 2015. 10. 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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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선균의 만 나이는 올해로 마흔, 세상일에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不惑)이다.


이선균은 30대 중후반에 찍은 작품들 속에서 뜻대로 굴러가지 않는 결혼 생활에 흔들리고(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화차'), 어머니의 장례식 날 불현듯 저지른 뺑소니 사고 때문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 등(영화 '끝까지 간다') 나이에 맞게(?) 줄곧 미혹했다.


하지만 그는 '불혹 맞이' 첫 영화 '성난 변호사'(10월 8일 개봉)를 통해 굵직한 나이테를 그렸다. 극 중에서 그가 연기한 변호사 변호성은 "이기는 게 정의"라는 신념을 토대로 인생 최대의 위기를 정면 돌파, 끝내 정의감을 회복하는 인물. 변호성이 돈·명예 등에 불혹해지는 사이, 배우 이선균 역시 한층 성숙해진 느낌이다.


"'끝까지 간다'를 끝내고 올해 작품 활동 없이 쉬면서 영화에 임하는 태도가 바뀐 것 같다. 예전에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자세로 다음 작품이 들어올 만큼만 이번 작품을 열심히 하면 되겠지'하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배우로서 더 큰 책임감과 좋은 욕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선균은 앞으로 채워나갈 필모그래피와 연기에 대한 진지하고 건강한 고민으로 가득해 보였다. 이번 영화 '성난 변호사'에서 극 전체의 흐름을 홀로 이끌며 느낀 책임감과 부담감이 같은 무게로 그의 연기 인생에 또 다른 숙제가 된 것 같았다.


"영화에서 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저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극의 템포나 여러 부분 등이 달라질 수 있어서 그렇다. 그것이 책임이자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끝까지 안고 가야할 부분인 것 같다."


이선균의 이러한 고민은 '성난 변호사'에 그대로 묻어난다. 자신감과 허세를 오가는 속물 변호사 변호성 캐릭터와 명장면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지하철 추격 장면 등은 모두 그와 허종호 감독이 오랜 상의 끝에 만들어 낸 설정.


"허종호 감독과 가장 많이 얘기를 나눈 부분 중 하나가 법정 모독에 안 걸리고 변호성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이 영화 속 법정 장면은 양 측의 치열한 공방이라기보단 변호성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쓰인 장면이다. 여기서 리얼리티를 추구하기보다는 극적인 느낌을 살리는 것이 변호성 캐릭터에 맞는다고 판단했고 그의 자신감을 표현할 장치로 액세서리 등을 이용해 멋을 부렸다. 지하철 추격 장면은 대본상에 다른 설정으로 적혀 있었는데 허종호 감독이 '지하철 도착 알림 어플' 아이디어를 내면서 농구의 페이크 모션까지 차용해 단 하루 만에 깔끔하게 찍었다."


영화에 대한 에피소드를 가열하게 털어놓던 이선균은 "시사회 반응이 좋아 안도했다"며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에둘러 드러냈다. 또한 '성난 변호사'는 최근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인턴' '사도'와 달리 유쾌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VIP 시사회 때 처음으로 가족들이 다 오셔서 봤다. 중고등생 조카들이 '재밌게 봤다'고 처음으로 모바일 메시지를 보내왔다. 일반 관객분들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사도'는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고, '인턴'도 무게감이 우리 영화와는 다르다. 이 영화는 15세 관람가를 목표로 만들었기 때문에 친절하고 편하고 대중적이다. 젊은 세대부터 어른 세대까지 편하게 보실 수 있는 친절한 장르 영화다. 영화관에서 함께 봐야 더 재밌는 영화이기 때문에 IPTV로 가기 전에 봐야할 것이다."(웃음)


올해를 안식년처럼 지냈다는 이선균은 내년에 두 작품을 잇따라 촬영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다음 영화에서 한 번도 안해봤던 감정 연기를 하게 될 것 같다. 느와르 안에 멜로를 품고 있는 작품으로 내년 1월부터 찍는다. 잘하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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