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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좀 낄끼빠빠”, “극혐이야”, “핵노잼”, 세종대왕께서 알아들으실까?

“너는 좀 낄끼빠빠”, “극혐이야”, “핵노잼”, 세종대왕께서 알아들으실까?

기사승인 2015. 10.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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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언어파괴 갈수록 심각
친구사이 유대감·재미로 줄임말 사용
욕설·비속어 형태 SNS서 빠르게 확산
SNS 댓글
SNS상에서 퍼지고 있는 정체불명의 줄임말들./사진=최중현 기자
“너는 좀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 “걔 완전 극혐이야”(너무 혐오스러워) “나 어제 썸녀한테 마상 입었잖아”(마음에 있는 여자한테 마음의 상처 입었다).

고교생 백은진양(17)은 7일 “평상시 친구들과 대화할 때 쓰는 말”이라며 “핵노잼(정말 재미없다), 세젤예(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개꿀(매우 편하다) 등 많은 줄임말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양은 이런 정체가 불명의 줄임말 사용에 대해 “친구들끼리 하면 재밌기도 하고 유대감이 생긴다”며 흥미 위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569돌 한글날을 맞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과 청소년들 사이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언어파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타고 빠르게 확산, 거의 일상어처럼 쓰이고 있다.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언어파괴 현상은 우리나라에서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 유학생들조차 적지 않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유학 온 장립진씨(25)는 “어학원에서 한글을 배울 땐 존댓말 위주로 올바른 말들만 배웠는데 실생활에서는 무슨 뜻인지 모르는 이상한 말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이렇게 훌륭한 한글을 두고 왜 그런 말들을 사용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발간한 ‘청소년을 위한 바른 국어생활’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사용되던 통신 언어들이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고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 자막에도 정체불명의 통신언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내년부터 대대적인 청소년 언어문화실태 조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자신들의 언어생활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줄임말 정화에 나설 계획이다.

강경림 국립국어원 연구원은 “한글이나 외래어가 길어서 줄임말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의 줄임말을 보면 욕설이나 비속어의 형태가 남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줄임말을 소개하면서 이 같은 말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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