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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 ‘템페스트’, 연극적 판타지 담은 작품으로 재탄생

[동영상]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 ‘템페스트’, 연극적 판타지 담은 작품으로 재탄생

기사승인 2015. 11. 0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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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한․일 공동제작 프로젝트 ‘태풍기담’ 선보여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 남산예술센터는 그들만의 언어와 개성으로 경쾌한 무대를 선보여온 성기웅(41,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대표)과 동아연극상 최초 외국인 수상자로 선정되며 화제를 몰고 온 일본 연출가 타다 준노스케(39, 극단 도쿄데쓰락 대표)가 협업한 신작 <태풍기담(颱風奇譚)>을 오는 10월 24일(토)부터 11월 8일(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올린다.

▲한일 과거사를 다르게, 새롭게, 깊이 바라보는 두 예술가의 젊은 시도
한국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성기웅과 일본 연출가 타다 준노스케는 지난 2008년, 아시아연출가워크숍을 계기로 교류를 시작하여 <로미오와 줄리엣>, <재/생>, <세 사람 있어!> 등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춰왔다. 2013년,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를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황해도 연안을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 <가모메(かもめ)>로 제50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 시청각디자인상 3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연출상을 받은 타다 준노스케는 동아연극상 50년(1964년 제정)만에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들은 협업의 반경을 넓혀 2015년, 다시 한 번 셰익스피어의 명작 「템페스트」를 파란만장한 아시아의 근대화의 개막을 그리는 희비극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더욱 정교해진 성기웅표 이중 언어극을 확장, 연극의 새로운 요소로 거듭나
그동안 성기웅의 공연을 보아온 관객이라면 조선어와 내지어, 곧 한국어와 일본어가 함께 쓰였던 식민지 시기의 이중 언어 상황의 활용은 이미 익숙할 것이다. 그런데 신작 <태풍기담(颱風奇譚)>에서는 이중 언어극을 보다 더 확장하여 한국어와 일본어 외에도 원주민의 언어, 바람의 말(소리와 몸짓)까지 등장하여 언어가 갖는 힘과 권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원작 「템페스트」에서 칼리반은 “나는 저주하기 위해 너의 언어를 배웠다”고 프로스페로를 향해 울부짖는다. 식민지에서 제국의 언어는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말을 나누는 수단이 아닌, 힘을 전달하는 수단이자, 힘 자체이다. 언어는 더 이상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강자가 원하는 개념을 약자에게 주입하는 무기가 된 것이다. 다양한 언어는 식민지 치하의 권력관계를 보여주는 거울이면서 동시에 다중 언어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고전 희곡 「템페스트」의 연극적 판타지,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재탄생
<태풍기담(颱風奇譚)>은 세련된 복수를 통한 화해와 용서를 이야기하고 있는 원작 「템페스트」의 줄거리를 그대로 가져오되, 각 역할과 인물간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이태황(정동환 분)은 원작의 주인공 프로스페로처럼 목숨을 건지기 위해 도망친 것이 아니라 빼앗긴 나라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되찾고자 딸 소은(전수지 분)과 피난하여 힘을 기른다. 칼리반이 프로스페로의 학대와 그의 딸 미란다의 경멸 속에서 전형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이방인으로 그려졌다면, 이번 작품에서 얀꿀리(마두영 분)는 이태황의 무시와 학대 속에서도 소은의 격려와 사랑을 받으며 외딴 섬의 한 축을 묵묵히 담당한다. 형을 배신하고 음모를 꾸미던 원작 속 안토니오와는 달리, 이명(박상종 분)은 조선을 위해 옳은 일을 한다는 신념으로 나라와 형을 잃고, 야심도 계획도 없이 치욕의 세월을 견뎌나간다. <태풍기담(颱風奇譚)>는 한-일 과거사를 시대적인 고증을 통한 사실적인 재현의 감각보다는, 연극적 상상력을 중시하는 자유롭고 활달한 어법으로 섬세하게 들여다보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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