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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인사·강제 업무 NO’…네이버·카카오가 사는 법

‘정기 인사·강제 업무 NO’…네이버·카카오가 사는 법

기사승인 2015. 11.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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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인사 없이 상시 인력 배치
네이버 "독립적 경영체 '셀' 지원…확실한 책임제"
카카오 "최고경영진 조직 CXO팀…신속한 아이디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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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업계 대표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수평적 기업문화 확산을 이끌고 있다. 일부 스타트업에서 실시하던 직위 통일과 출퇴근 탄력제를 시작으로 ‘공유’와 ‘수평’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가다. IT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수평적 기업 문화가 국내 주요 기업들에도 확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말 정기 인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대신 양사 모두 상시 인사를 채택, 수시로 필요한 인력을 배치하고 조직개편을 실시한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기업답게 빠른 조직 개편과 의사결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CEO(최고경영자),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6명의 임원으로 구성된 CXO팀을 통해 새로운 사업 구상과 추진, 서비스 종료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6명의 최고경영진이 한 공간에서 의견을 나누고 즉시 결정을 내리는 식이다. 임원간 소통 부재로 의사 결정이 늦어지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자유로운 소통 기조는 직원들 사이에도 퍼져있다. 카카오 직원들은 각자 닉네임으로 서로를 부른다. 카카오 직원용 명함에는 앞면에는 이름이 적혀있지만 뒷면엔 닉네임을 함께 표기해둔다. 카카오 관계자는 “소통을 중시하는 메신저 사업이 주력인 만큼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개발자와 기획자들이 중심이 된 ‘창업 문화’도 카카오 직원들 사이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는 함께 근무하던 개발자가 창업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며 “직원들 모두 그의 퇴사를 격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연말 정기임원 인사 대신 수시로 조직개편과 인력 재배치를 단행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수많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적 특성에 따른 상시 인사”라며 “조직마다 업무 방식과 문화가 모두 상이해 일괄적인 인사를 채택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조직문화로는 세포 하나를 의미하는 ‘셀’(CELL) 제도가 있다. 네이버에서 운영 중인 여러 서비스를 셀장(長)과 구성원들이 각각 담당하는 것. 셀장이 구성원의 연봉·보상체계·승진기준 등 인사권까지 관할하는 만큼 실질적인 소규모 경영체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동시에 셀에서 발생하는 실적에 대한 책임도 고스란히 지게 된다.

네이버는 임원을 부르는 명칭을 ‘이사’로 통일했다. 과거 EX1, EX2 등 자체 명칭도 있었으나 폐지됐다. 직원간 호칭도 서비스·기획 업무 담당자는 ‘매니저’, 연구원 조직은 이름에 ‘님’을 붙여 부른다.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를 통해 직원간 원활한 소통을 장려하기 위함이다.

개발자를 위한 제도도 눈에 띈다. 네이버는 개발자가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결재, 구매, 서류, 시설 관리나 크고 작은 세미나 행사 준비 등을 도와줄 ‘오피스 어드민’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오피스 어드민은 개발 이외의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일반 기업의 ‘업무지원팀’ 역할을 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IT 기업의 유연한 조직 문화가 갖는 장점을 전통산업에 속하는 국내 대기업들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혀 다른 조직문화를 유지함에도 대기업 수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은 각각 8397억원, 2296억원으로 삼성전자·LG전자의 일부 사업본부 보다 월등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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