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생 삼모작 마지막 30년이 축복이 되게

송영택의 기사 더보기▼ | 기사승인 2015. 11. 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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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_논설위원
김이석 아시아투데이 논설실장
인생 삼모작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90세를 넘기며 장수하게 되면서 첫 30년, 두 번째 30년, 마지막 30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지 새롭게 고심하게 된 것이다. 평균수명이 지금처럼 높아지게 되면 60대는 과거에는 노인이지만 이제는 인생의 3분의 2를 보내고 난 다음 마지막 30년을 시작하는 장년에 불과한 셈이다.
그렇게 되다보니 이제 새로운 풍속도도 등장하고 있다. 당당한 노년을 보내기 위한 일환으로 아예 노인을 위한 노인이 모델이 된 패션쇼가 열리는가 하면, 60대에 재혼하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60에 재혼하더라도 30년이나 같이 살아갈 날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냥 연인으로 지내기보다는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는 60대가 심지어 치정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과거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낯선 일이지만 앞으로 더 자주 접하게 될 종류의 사건이다.

준비 없이 맞게 될 때 마지막 30년은 축복이기보다는 재앙일 것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우리는 경제 내부의 제도들을 하루빨리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적응시켜야 한다. 과거 평균수명이 낮을 때 설계된 제도들은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지속가능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우리는 60세가 평균수명일 때 만들어진 공무원연금 제도의 개편을 두고 홍역을 치른 바 있다. 60세가 연금을 받을 권리를 가진 사람 입장에서는 늘어난 수명만큼 계속 연금을 받고 싶겠지만 그렇게 주어서는 금방 재정이 바닥이 날 것이므로 개편은 불가피했다.

이 이외에도 정년연장의 문제도 있다. 현재 정년은 평균수명에 비해 너무 짧게 잡혀 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기에 충분히 일할 수 있고 여전히 생활비를 벌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법정 정년제도는 고통이다.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해 소득을 얻을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정년은 자기 신체와 재산에 대한 결정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므로 위헌적 요소가 없지 않다. 택시운전사와 같은 직업은 현재 연령 제한이 없지만 육체적 한계로 사고를 낼 위험이 있으므로 ‘정년’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직업의 경우에는 평균수명 90세 시대에 왜 그런 제한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현재 노동시장 개혁에서 언급되는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문제도 크게 보면 결국 우리의 제도를 평균수명 90세 시대에 맞게 적응시키는 문제로 볼 수 있다. 물론 정년 자체를 폐지하지 않은 채 정년연장을 법을 통해 강제하려고 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고 현재 노동시장 개혁의 한 이슈가 되고 있다. 주택연금과 같은 새로운 제도들도 도입되고 있다. 처음 주택연금이 도입되었을 때 노부부가 와서 주택연금에 들면 다음번에 자녀들이 부모를 모시고 와서 해약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자녀들로서는 물려받을 재산이 없어지는 것으로 보고 반대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인식이 많이 바뀌어 자녀들이 부모님을 모시고와서 주택연금을 드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오랜 기간 부모를 봉양하기가 어려워져 부모님이 스스로 생활비를 해결하실 수 있도록 해드려는 자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소위 불효자법이라고 해서 부모가 상속을 해주기로 했던 것을 종전보다는 더 쉽게 취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입법안이 사회적 논란을 부른 적도 있었고, 부모님을 10년 이상 모시고 산 경우에는 상속세를 면제해주자는 법안도 제기되었지만 부모에 눌려 앉혀 사는 것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런 법안들은 말하자면 평균수명이 90세까지 늘어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시행착오들이다. 제도들을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켜 우리의 인생 삼모작 마지막 30년이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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