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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혁재씨(42)는 인천의 한 사업가 김모씨에게 사업 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빌려간 뒤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소당했다. 김씨는 지난 9월 “인천관광공사와 공동으로 인기 가수가 출연하는 페스티벌을 추진 중인데 법인 통장에 잔고가 있는 것은 공사에 증명해야 한다”는 이씨의 말에 3억원을 빌려줬지만 1억원만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씨는 2010년 룸살롱 여주인 폭행 사건에 연루돼 연예계 활동을 전면 중단한 뒤 공연 사업 등에 뛰어들었지만 부도를 맞고 빚을 지게 됐다.
1990년대 인기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 이주노씨(48·본명 이상우)도 1억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그룹 해체 후 기획사를 운영한 이씨는 음반시장 불황이 겹치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빌린 돈으로 공연 사업 등에 투자했으나 급기야 2012년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후 돌잔치 전문업체를 열 계획을 세운 이씨는 필요한 자금 10억원 중 수중에 1억원밖에 없어 지인들에게 돈을 빌렸지만 이를 갚지 못해 고소당했다. 이씨를 고소한 한 피해자는 연예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돈은 연예인이니까 믿고 빌려준 것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우리의 우상이었다”고 말했다.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연예인들도 적잖다. 드라마 ‘야인시대’ 등에 출연한 탤런트 나한일씨(60)는 부동산 투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의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그룹 ‘포맨’ 멤버 김영재씨(35)도 빚 돌려막기를 하다가 사기 혐의로 지난 9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연예인이라는 인지도를 활용해 돈을 빌렸다가 사업 경험 부족으로 실패하면서 송사에 휘말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득이 불안정한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주변인들의 권유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억대의 빚을 지고 피소되는 일이 종종 벌어지는 것이다.
이기주 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선망을 받고 남들보다 부를 거머쥐는 데 빠른 위치다 보니 그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사업을 크게 벌이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며 “‘연예인의 덫’에 걸려 명성이나 인지도만 기반 삼아 냉정한 사업 판단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