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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한달동안 은행의 정기예금은 1조3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3조7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급격히 축소된 셈이다.
국민·KEB하나·신한·우리은행 등 각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을 지난해 말과 비교해보면 소폭 상승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곳도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6개월째 연 1.5% 수준에서 머물면서 투자수단으로서 예금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점이 작용했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1% 중반 수준이다.
여기에 안심전환대출 시행·원화예대율 규제 완화 등으로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을 줄인 것도 원인이 됐다.
올해 각 시중은행들은 안심전환대출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채권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로인해 생긴 현금으로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지 않아도 대출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 3월 안심전환대출 제도가 만들어지면서 은행들이 관련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 측에 양도해 생긴 현금이 32조원 가량 된다”며 “은행들이 유동성 여유가 생김에 따라 굳이 정기예금을 받지 않아도 대출해줄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감독원도 지난해말 금융규제 개혁방안의 일환으로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비율을 보장하는 원화예대율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화예대율 규제로 인해 일정 수준 이상의 대출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는데 규제가 완화되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은행의 예금 수치 측면에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식 예금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중 은행권의 수시입출식 예금은 2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수시입출식 예금의 경우 은행이 고객에게 부담해야 할 이자가 적어 수익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로 인해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정기예금 금리가 낮은 것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양도성예금이나 은행채보다 금리가 높은 편인데다 예금보험료 등 추가적으로 나가는 금액이 발생해 애로가 있다”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조달금액이 낮은 수시입출식 예금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