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신년기획]서울의 흔적 여기에 있었네

[신년기획]서울의 흔적 여기에 있었네

기사승인 2016. 01. 03. 16:5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베이비붐 세대의 추억 향수…젊은 세대 볼거리·흥밋거리 담아
서울시 근현대 유·무형 자산을 미래유산으로 선정·관리 '다행'
성북동 국시집 사진
성북동에 위치한 ‘국시집’은 고(故) 김영삼 대통령 단골 국수집으로 유명하다.
최근 케이블 방송사가 방영하고 있는 ‘응답하라 1988’이 세대를 아우르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는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그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새삼 느낄 수 있기 때문이겠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와 흥밋거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마에 등장했던 건물과 장소·먹거리 등이 50여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고도성장의 틈 바구니에서 사라지고 부서져 가고 있어 당시 느꼈던 ‘낭만’도 함께 흐트러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울시가 근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미래유산’으로 선정·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옛 이야기를 간직한 서울지역에 잔존하고 있는 건물과 장소·먹거리를 도심권과 동남권·동북권·서남권·서북권으로 분류, 찾아가 보기로 했다.

서울 중구와 종로 등의 도심권 지역은 아이로니컬하게도 개발과 보존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나머지 지역보다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장소와 건물이 많다.

◇ 을지로 노가리·종로 생선구이 골목 건재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과 종로 ‘생선구이 골목’은 베이비붐 세대에게 옛 시대의 느낌과 낭만을 고스란히 전해 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단돈 1000원짜리 노가리 안주에 곁들인 소주한잔, 갓 구운 생선과 마시는 막걸리는 예상치도 못했던 IMF로 인해 밀려든 어려움을 잠시나마 잊게 했다.

여기에 남산케이블카 승강장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을뿐 아니라 기가 센 굿터로 널리 알려져 있는 ‘남산 범바위’는 서민들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주기도 했다.

신년맞이 운수, 자녀들의 대학합격 등을 기원하는 굿판이 자주 벌어지는 곳이었지만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7만~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기도 했다.

◇ 2대째 가업승계 ‘전통 잇는다’
서북권의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맞춤정장 명품신사복 ‘청기와양복점’은 2대째 되물림하며 장인의 손길을 찾는 오랜 단골손님들이 많다.

한때 중구 삼풍상가를 중심으로 번창했던 양복점들이 백화점 기성복들에 밀려 모두 사라진 것에 비하면 청기와양복점은 얘깃거리로 넘쳐나는 곳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은평구 모래내 시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는 ‘형제대장간’은 지금처럼 가전제품이 흔하지 않았던 시절의 만능주물공장으로 통했다.

가정 주부들의 기본 장비인 칼부터 도심농부가 유용하게 사용하는 낫과 호미, 간이 수공업 등에서 필요로하는 기계부품까지 만들었던 까닭에 최근엔 유명세를 톡톡히 치루고 있다.

전농동에서 1940년에 개업해서 2년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미도탕(목욕탕)’은 동대문구에서는 꽤나 유명했던 곳이다.

최대 고유명절인 설과 추석 때에만 찾던 그 때 그 시절의 목욕탕은 전농동 지역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물론 뒷집 개똥이, 옆집 소똥이 등의 소소한 얘기가 오가던 정겨운 장소다.

이태원에 위치한 외국책 중고서점 ‘포린북스토어’ 역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73년 개업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는 이 곳은 영어공부를 하려는 학생들이 많이 찾았는데 도올 김용옥선생, 이팔호 전(前) 경찰청장 등 유명 인사 중 하나다.

◇ 역사 가치 이어가는 항동교회, 국시집
서남권 양천구의 ‘갈산 대삼각본점’은 신정7동 갈산공원 정상에 위치한 측량기준점으로 네비게이션과 구글지도 검색이 일상화돼 있는 현재는 낯설지만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영국인 성직자이면서 성공회교회의 사제인 대천덕 신부는 1962년 영국으로부터 가져온 종과 함께 구로구 항동에 교회를 지었다.

‘항동교회’는 지은지 50여년이 흘렀지만 대천덕 신부가 2001년 노환으로 별세한 후 지금까지도 평등사회 실천의 요람으로 전해지고 있다.

성북구 성북동 ‘국시집’은 1968년 우연히 가게를 방문한 당시 서울시장이 칼국수가 맛있다며 정식으로 개업할 것을 제안, 1969년 문을 연 후 같은 장소에서 2대째 이어오고 있는 칼국수 전문식당이다.

특히 고(故)김영삼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칼국수 오찬을 시행한 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국악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 설립한 기관인 서초구 ‘국립국악원’ 역시 전통에 기반을 둔 창조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곳이다.

‘국립국악원’은 국악 연주는 물론 국악강좌 및 학술연구회 등을 개최해 전통예술이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리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창학 시 문화본부장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사라지고 있는 근현대 서울의 추억과 발자취가 담긴 유·무형 유산들이 미래세대에게는 지금의 시대상을 알려주는 소중한 보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