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버즈니', 의견검색 기술 비즈니스
-10개 홈쇼핑채널 앱 하나로 보는 '홈쇼핑모아'로 소프트뱅크서 60억 유치
-향후 한·중·일·미 모바일 쇼핑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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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출신 남상협·김성국 공동대표가 2007년에 설립한 ‘버즈니(BUZZNI)’는 데이터 분석 전문 벤처기업이다. 두 사람은 데이터 내에 숨겨진 패턴을 발견해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는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전문가다. 2013년에 홈쇼핑 채널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하나로 모아보는 ‘홈쇼핑모아’를 개발했고 현재 매월 10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수를 기록하고 있다. 홈쇼핑모아는 비정형데이터 분석기술을 쇼핑검색으로 업그레이드한 서비스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로부터 6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두 대표의 꿈은 5년 뒤 홈쇼핑모아 월평균 이용자수 500만명과 연간거래액 1조원을 달성하고, 10년 뒤엔 중국과 미국·일본의 모바일쇼핑 시장을 무대로 하는 글로벌 서비스로 키우는 것이다.
벤처기업이 생존하기 척박한 국내 환경에서 두 대표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10년, 20년 후 정보검색 기술이 사회발전에 분명히 필요할 거라는 믿음”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키우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두 사람이 2007년 포항공대를 졸업하자마자 회사를 세우고 처음 만든 서비스는 ‘뉴모니닷컴’이라는 검색엔진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키워드를 ‘모니터링’ 해주는 서비스다. 당시 구글·네이버 등 기존 검색엔진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민하다 ‘알림설정’을 시도했다. 김 대표는 “이 때 만든 알림기능이 현재 홈쇼핑모아에 주요 기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만든 기업과 소비자간(B2C) 서비스가 실패하자 두 사람은 기업과 기업간(B2B) 서비스로의 전환을 결심, 관공서 등 정부부처의 문을 두드렸지만 가격이 비싸다며 퇴짜맞기 일쑤였다. 남 대표는 “기술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무도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아 힘들었다”며 “모바일이 생기기 전 인터넷 시대는 기술자들에게 정말 힘든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2010년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면서 모바일 서비스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영화·맛집·게임추천 앱을 만들며 조금씩 사업을 키워갔다. 버즈니가 홈쇼핑시장에 눈을 뜬 것은 2011년이다. 당시 GS홈쇼핑으로부터 1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홈쇼핑에서 물건을 구입하려면 각 홈쇼핑채널을 비교해야 했다.
두 사람은 이를 한곳에 모아서 보면 편하겠다고 판단, 2013년 2월 홈쇼핑모아를 출시했다. 지금은 고객들의 구매패턴을 분석해 검색 품질을 높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팬티용 기저귀를 검색하면 팬티와 기저귀가 함께 뜨는 것이 아니라 팬티용 기저귀만 검색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의견검색 기술이다. 의견검색은 문장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의견을 기계가 인공지능으로 추출하는 기술로 버즈니가 국내 최초로 미국 특허를 받았다. 의견검색 분야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