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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 응원가 제작한 신가람밴드에 5년째 비용 지불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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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희 기자

승인 : 2016. 03. 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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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포항 스틸러스’가 ‘신가람밴드’에게 제작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채 응원가를 받아 사용해 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사진=포항 스틸러스 홈페이지 캡처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포항 스틸러스’ 구단(대표이사 사장 신영권)이 공식 응원가를 제작한 ‘신가람밴드’에게 제작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채 곡을 사용해 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포항 스틸러스의 행위에 대해 팬들조차 “구단 측의 무책임한 행동이 부끄럽다” “구단 행정 처리가 어이없고 답답하다”는 등 비난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프로축구 K리그와 인디밴드 업계 등에 따르면 신가람밴드는 지난 2010년 포항 스틸러스(이하 구단)와 응원가 제작을 위한 구두계약을 맺었다. 이후 이듬해 ‘Let’s Go Steelers’ ‘Run Run Steelers’ 등 두 곡을 제작했다.

신가람밴드는 계약 당시 구단 관계자 A모씨로부터 “행사가 있을 때 신가람밴드를 초청해 작곡비·녹음비·세션비 등 모든 제작비용을 출연료 형식으로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갓 데뷔한 상태였던 신가람밴드는 밴드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해 이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포항 스틸러스 측은 신가람밴드 측에 2011년 개막전 축하무대를 꾸며줄 것을 요청했으나, 같은 날 마침 신가람밴드가 4개월여 전부터 홍보해 온 단독공연이 잡혀 있었기에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2년여 동안 구단 측으로부터의 연락을 기다리던 신가람밴드는 2013년 5월 A씨에게 “공연 초청과 관련해 구체적인 기한을 정해 주거나, 다른 방법으로 제작비를 지불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구단 재정관계상 공연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특정 기한 내에 초청하겠다고 장담할 순 없다”며 “그에 대한 보상을 따로 해주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에 밴드 리더 신가람씨가 2014년 말 인터넷 사이트에 억울한 사연을 올리자, 그제야 구단 측은 “신가람밴드 측에 연락해 직접 사과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구단 측은 현재까지 홈페이지 내에 신가람밴드가 제작한 응원가를 버젓이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밴드 측에는 응원가 제작비와 관련해 아무런 연락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구단 측이 2014년 공식입장을 통해 ‘매년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저작권법에 따라 저작권협회에 지불하는 저작권료와 제작비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심지어 포항 스틸러스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음원에 대한 정산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저작권료도 제대로 지불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신씨는 “홈페이지에서 음원을 무료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한 것은 구단 측과 사전에 합의가 된 내용이므로 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저작권료를 내고 있으니 제작비는 내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상황을 무마하려는 구단 측 태도가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A씨는 “구단과 신가람밴드가 서로 홍보를 도와 ‘윈-윈’하자는 순수한 의도로 응원가를 제작한 것이기에 딱히 ‘구두계약을 했다’고 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가수를 초청할 일이 생기면 1순위로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반드시 초청공연을 성사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신가람밴드 이전에 밴드 트랜스픽션과도 같은 방식으로 응원가를 제작했는데, 당시에는 구단 행사에 트랜스픽션을 초청해서 개런티를 지불했었다”며 “그렇지만 2011년 이후부터 재정위기 때문에 가수를 초청할 여력이 안 된다고 사과를 했는데도 신가람밴드 측에서 인터넷에 글을 올렸더라”고 말했다.

또 A씨는 “계약이라고 할 만한 사안이 아니었기에 제작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만약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면 신가람밴드 측에서 직접 고소를 하지 않았겠냐”고 덧붙였다.
정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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