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인도 뉴델리 네루대학교(JNU)에서 홀리 축제를 즐기고 있는 이 대학 한국어학과 재학생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아시아투데이 굴라브 쿠마르(Gulab Kumar) 인도 대학생 인턴기자 = 24일 인도 뉴델리 네루대학교(JNU)에는 ‘부라 나 마노 홀리 해이!(화내지 마세요. 홀리잖아요.)’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캠퍼스 곳곳에는 상대의 얼굴과 몸, 머리 그리고 옷에 색가루를 던지고 바르는 모습이 목격됐다. 인도 사회를 달구고 있는 정쟁의 중심지라는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축제 참가자들은 오랜만에 맛보는 자유스럽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만끽하는 듯 했다.
홀리 축제로 떠들썩한 캠퍼스에는 JNU 재학생뿐 아니라 타 대학생, 그리고 가족과 함께 온 지역 주민들도 많았다. 아울러 전 세계에서 온 유학생들도 춤을 추면서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색물감이 든 물총을 쏘거나 색가루를 발라주는 한국 유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네루대 홀리 축제는 전날 밤 차트 삼멜란(Chat Sammelan) 행사부터 사실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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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도 뉴델리 네루대학교(JNU)에서 열린 홀리 축제에서 셀카를 찍는 굴라브 쿠마르(Gulab Kumar) 아시아투데이 인도 대학생 인턴기자.
홀리 축제는 인도에 봄이 찾아 왔음을 알리는 전령사다. 힌두력에 따라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 팔구나(Phalguna)의 보름(Purnima)은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날로 이해된다.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때이면서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이동하는 시기인 셈이다.
홀리는 힌두교 축제의 가장 큰 주제 가운데 하나인 선이 악을 물리치는 신화에 바탕하고 있다. 이는 홀리의 전야제 때 진행되는 비슈누(Vishnu)신을 숭배한 프라흘라다(Prahlada)의 고모 홀리카(Holika) 인형을 태우는 것에서 나타난다. 홀리카는 ‘홀리’라는 축제 명칭에 기원이 됐다고 전해지는 신화 속 마녀다. 이브 때 짚으로 만든 홀리카를 불태워 선이 악을 몰아냈음을 축하하고 다음날 축제를 즐기기 위한 예열을 한다.
홀리는 ‘색채의 축제(Festivals of Colours)’라 불리며 종교의 벽을 넘어 인도 전 국민의 명절이다. 인접 국가 네팔 등 힌두교 인구가 많은 국가뿐 아니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축제가 열린다. 한국에서도 매년 부산 해운대에서 ‘해피 홀리’가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