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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어화’ 한효주 “배우는 연기할 때 솔직…작품 안에서 자유롭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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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희 기자

승인 : 2016. 04. 13. 05:00

한효주/사진=조준원 기자
올해 서른이 된 한효주. 그는 지난해 8월 개봉된 영화 '뷰티 인사이드'로 만났을 때와 확연히 달라져있었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처연함이 느껴졌다. 서른을 맞아 '단순하게 살기'를 택한 그에게서 20대 때 치열했던 삶의 무게감을 덜어내고 다시 세상을 향한 날갯짓을 시작하겠다는 희망찬 의지가 엿보였다.

그래서일까. 한효주는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를 통해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색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극중 정가의 명인 소율 역을 맡아 예술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 찬 소녀의 순수함부터 사랑과 우정에 배신당한 여인의 광기까지 모두 그려낸 것.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지금까지 잔잔하고 밝은 캐릭터들을 많이 해왔으면, 소율이는 연기적으로 극에 치닫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나리오도 여배우가 설자리가 없는 시기에 (여배우 중심의)이런 시나리오가 들어와 감사했고 여러모로 놓치면 아까울 것 같았어요."

최근 '해어화'의 인터뷰를 위해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효주는 걱정 반, 기대 반 모습이었다. 대중들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꽤나 궁금한 모양새였다.

"좋아해 주실지, 낯설어서 생소해하실지 저도 궁금해요. 제 입장에서 소율은 악역은 아니었어요. 제가 연기한 소율은 노래와 윤우, 연희가 전부였고 굉장히 순수했던 존재라고 생각해요. 감정적으로 순수하고 솔직했기 때문에 더 쉽게 극에 치닫지 않았나. 그래서 촬영하면서 순수한 부분을 더 부각시키기도 했어요. 극적인 대비를 많이 주고 싶었죠."

한효주는 이번 영화에서 시조에 가락을 얹은 우리 전통 가요인 정가에 도전했다. 한효주의 고운 목소리와 정가가 꽤 잘 어울린다. 한효주는 정가의 명인이 되기까지 촬영 4개월 전부터 연습에 매진했다. 정가를 통해 배워나가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일반 대중가요를 도전해야 하는 입장이면 달랐을 거예요. 정가가 덜 부담스러웠던 게 오히려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더라고요. 워낙 노래하는 거 좋아하고 스트레스 푸는 것도 노래로 풀기도 하고요. 저는 정가가 좋았어요. 배워나가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고 하나하나 극복해나가는 듯한 느낌이었고, 정가가 시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뜻을 알아가는 것도 새로운 과정이었어요. 제 안에 한이 많은데 노래로 풀리더라고요. 정가를 배운다는 게 긴 호흡으로 수련하는 것 같고, 제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실제로 양반들이 수련할 때 정가를 부르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한효주는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노인 분장을 했다. 한효주 어머니의 사진까지 참고하며 심사숙고 한 결정이었다. 자신이 영화를 망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촬영 직전까지 고민을 했던 부분이다.

"다음에 나이가 들어서 영화 속 제 모습과 나이 든 제 모습을 비교해 보려고요. 아마 어떤 결정을 했었어도 아쉬움은 남았을 거예요. 제가 연기한 캐릭터에 대한 책임감과 끝까지 내가 이 캐릭터를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배우로서 책임감이 컸던 것 같아요. 영화적 설정으로 봐주시고 너그러이 봐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한효주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신과 아픔, 회한을 모두 표현해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모든 감정을 쏟아낸 것에 대해 후련함을 느끼고 있었다. "배우는 작품 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의 속마음에서 여배우의 숙명 같은 게 느껴졌다.

"사람인지라 안 갖고 있는 감정들은 아니거든요. 제 안에 다 있는 건데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제 안에 여러 얼굴들이 많아요. 아직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얼굴도 있고 보여드렸지만 조금 미숙한 얼굴도 있고요.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배우로서 더 솔직해지고 싶고 꺼내 보이고 싶어요. 배우는 연기할 때만 솔직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살아간다는 게 작품 안에서 더 솔직할 때가 많아요.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작품 안에서 자유롭고 싶어요."

서른을 맞은 한효주. 그는 비워내고 버리는 것을 통해 '단순해지기'를 실천 중이다. 작품 안에서 더 솔직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어떤 작품과 캐릭터를 향해 있을까. 

"저 쿨 한 거 좋아해요. 인생이 단순해지고 쿨 해지고 있으니 대장부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고, 아니면 완전히 허당도 해보고 싶어요. 바르고 착하고 그런 역할들만 해와서 '저 원래 바르고 착해요'라고 얘기 안했는데 그렇게 보시거든요. 사실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있으니 서서히 꺼내놓고 싶어요."
배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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