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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이음센터 앞마당에서 열린 ‘제2회 장애인문화의 날 기념식’ 부대행사장. 현장에는 다트체험, 캐리커처 체험, 가훈써주기 등 4개의 체험부스가 마련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스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고 팬사인회가 예정된 한 곳에만 유난히 사람들이 몰렸다.
12시 17분쯤 배우 정준호씨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주변은 순식간에 인산인해를 이뤘고 급기야 현장 관계자들의 질서 유지를 바라는 안내 방송이 이어졌다. 이후 제스트, 워너비 등 아이돌 그룹의 잇단 등장으로 밀려오는 인파를 제지할 수 없게 되면서 다른 부스에 비치된 의자를 사인회장 앞에 두고 끈으로 묶어 테두리를 만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시민의식 부족과 주최 측의 진행 미숙이 빚어낸 결과다.
이날 현장에서는 ‘장애인 문화의 날’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우리사회가 풀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과의 동행’ 등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일부 시민들의 태도는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이들 시민들은 “스타를 보러 왔다. 그런데 장애인 얘기를 왜 하냐”며 반문했다.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마련한 팬사인회의 취지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연극의 주인공인 ‘장애인’이 빠진 무대가 과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을 까. 장애인 관련 행사가 단순한 일회성 홍보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장애인과 장애인 시설에 대한 극단적인 님비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만큼 일반인과 장애인과의 동행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장애인이 무대의 중앙에서 밀려나지 않고 당당히 설 때 복지국가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