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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간이탈자’ 조정석 “시간이탈한다면 아버지 살아계셨던 때로…”

[인터뷰] ‘시간이탈자’ 조정석 “시간이탈한다면 아버지 살아계셨던 때로…”

기사승인 2016. 05. 0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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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간이탈자' 조정석 "시간이탈한다면 아버지 살아계셨던 때로…"

'드라마'처럼 친근하고 '뮤지컬'처럼 다재다능하며 '영화'처럼 멋있는 사람. 그래서 이 모든 영역을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해내는 배우.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로 단숨에 '스타'가 됐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관객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스타 그 이상의 배우'. 이 짤막한 힌트만으로 이미 누군지 알아챌 수 있을 만큼 훌쩍 성장해버린 조정석과의 이탈하고 싶지 않았던 한 시간을 소개한다.

[인터뷰] '시간이탈자' 조정석 "시간이탈한다면 아버지 살아계셨던 때로…" / 사진=이상희 기자

영화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로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조정석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시간이탈자'는 결혼을 앞둔 1983년의 남자 지환(조정석)과 강력계 형사인 2015년의 남자 건우(이진욱)가 우연히 서로의 꿈을 통해 사랑하는 여자(임수정)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를 구하기 위해 간절한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의 감성 추적 스릴러다.
 
조정석은 영화에서 1983년의 남자 지환으로 분했다. 그는 꿈을 통해 2015년을 사는 건우의 삶을 보고 자신의 약혼녀 윤정이 곧 살해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조정석은 개봉을 한 달 앞두고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부터 여러 차례 '시간이탈자'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명작'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당당히 소개하는 그의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영화가 세상에 공개된 지금, 그 생각에 변함이 없을까' 그에게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명작'이라고 생각해요.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배우로서 제가 참여한 작품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의 전작들도 마찬가지죠.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모두 정말 제가 사랑하는 작품들이에요.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제 스스로는 제 작품에 자신있어요.(웃음)"

[인터뷰] '시간이탈자' 조정석 "시간이탈한다면 아버지 살아계셨던 때로…" / 사진=이상희 기자

조정석이 '시간이탈자'에 출연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연출을 맡은 곽재용 감독 때문이었다. 그는 곽 감독의 오랜 팬이었다. 그는 곽 감독이 연출한 '비 오는 날 수채화'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면서 자신의 학창시절 추억을 꺼내들었다. 말하는 내내 그의 눈빛은 곽 감독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재미 없게 본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충격적인 여성상을 제시했잖아요. 그 이후에 '클래식'이란 영화에서 곽 감독님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죠.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초등학교 6학년 학예회 때 영화 '비 오는 날 수채화'의 OST였던 '비 오는 날의 수채화'를 불렀더라고요. 친구들은 최신곡을 불렀는데 저는 그 노래를 불렀죠. 이런저런 추억이 있다보니 감독님 영화를 더 좋아하고 친근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이 세 작품을 다 만드신 감독님이 존경스러웠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조정석에게서 '납뜩이'를 기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역시 대부분의 작품에서 '납뜩이'를 떠올릴 만한 표정과 행동 연기로 우리에게 웃음을 전했다. 그런데 그가 '시간이탈자'에서는 그런 느낌을 최대한 절제하고 있는 듯했다. 더 웃길 수 있지만 일부러 참고 있는 것 같았다. 왜 그랬을까. 

"'시간이탈자'는 이야기 전달이 가장 중요한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맡은 지환이라는 캐릭터가 부각되면 영화 전체의 분위기와도 안 맞는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영화의 내용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도구가 되자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나 '관상'의 팽헌은 캐릭터를 부각시켜야 하는 역할인데 반해 이번 영화의 지환이는 평범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한 조정석은 어느덧 13년차 배우가 됐다. 영화 '건축학개론' '관상' '역린'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오 나의 귀신님', 뮤지컬 '그리스' '헤드윅'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을 히트시키며 영화·드라마·뮤지컬에서 모두 탐내는 스타가 됐다. 계속된 성공, 부담감은 없을까.

"한때 그런 부담감을 많이 느꼈어요. 특히 원톱 주연 영화였던 '특종: 량첸살인기'를 촬영할 때에는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죠. 앞으로도 이런 부담감을 계속 느낄 것 같고요. 그런데 제 장점이 부담감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 거에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부담감을 이겨내죠. 실패를 두려워하면서 머뭇거리는 것이 가장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 '시간이탈자' 조정석 "시간이탈한다면 아버지 살아계셨던 때로…" / 사진=이상희 기자

조정석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은 '영화처럼 시간을 이탈하고 싶은가. 이탈한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였다. 제작보고회 때 한 차례 나왔던 질문이기에 같은 답변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그는 예상과 다른 답변을 내놨다. 그의 얘기를 듣고 가수 강백수가 부른 '타임머신'이란 노래가 떠올랐다. 

"아버지가 살아계셨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제가 소중히 여긴 사람이 살아있을 때로 돌아간다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예전에 아버지와 떨어져 살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 당시에는 아버지에 대한 애증이 있었어요. 학업에 충실하겠다는 변명을 하고 아버지를 더 찾아뵙지 못한 것이 후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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