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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때부터 모아온 기억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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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수아 기자

승인 : 2016. 05. 19. 09:52

한국무용가에서 공예가 변신한 최민정 씨
서울토박이_최민정_사진 (1)
박물관도시 서울프로젝트 ‘서울을모아죠’ 캠페인에 참여한 서울토박이 최민정씨(36) /제공=서울문화재단
최민정씨(여·36)는 15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아버지 때부터 모아온 각종 물품들로 서울시민들이 옛것과 함께 쉬어가는 힐링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무용을 전공했지만 아버지 때부터 이어온 과거에 대한 가치를 알고 난 뒤 고향인 서울 대치동 은마상가에서 ‘매듭공예’와 ‘다도’ 수업 등에 매진하고 있다.

실제 최씨의 아버지 최인호씨(62)가 모아온 기억들은 국내 최고 도예가들의 다완, 도자기를 비롯해 그림 200여 점, 골동품 시계와 민예품 등 6500여점에 달한다.

또 어머니 정금자 여사와 중국문학을 전공한 오빠 창권씨는 경기도 양평에서 차문화원을 운영하는 등 온 가족이 전통 지키기에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최씨와의 일문일답.

- 서울토박이인데 얼마나 생활했나.
“1981년 서울토박이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지금까지 강남구 대치동에서 살고 있다.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 상가에서 전통매듭 공예방을 운영하며 ‘매듭공예’와 ‘다도’ 수업을 진행하고 공예품 판매한다. 세 아이의 엄마로 육아와 작업, 그리고 매듭과 차를 연계한 아동용 다도 프로그램 등도 운영하고 있다.”

- 옛 서울에 대한 기억에 대해서 들려달라.
“1980년대 대치동에는 지금처럼 큰 건물이나 집이 없었다. 현재 살고 있는 미도아파트는 갈대밭, 도곡동 타워 팰리스는 토마토, 채소 등을 재배하는 농지였고, 남부 순환로는 하천이었다. 그 부근은 도로포장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테헤란로 까지만 도로포장이 되어 있었다.”
서울토박이_최민정_차문화갤러리사진 (2)-horz
부녀 최인호·최민정씨가 40여년 동안 모은 다완들
- 모으고 있는 수집품은 어느 정도인지.
“40여년 전 아버지가 취미로 수집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2000점이 넘는 것 같다. 솔직히 아버지의 소장품이 얼마인지는 잘 모른다. 생각나는 것은 신현철·김정옥·천한봉 등 한국 최고 도예가들의 다완이 300개가 넘고 도자기도 3000여점은 된다. 또 김기창·김응수 등 유명 화백의 그림도 2000여 점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여기에 세계의 골동시계와 민예품도 한 2000점 정도는 될 것이다.

- 소장품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워낙 소장품이 많다보니 식사할 때 20년 넘는 접시와 밥그룻, 국그릇을 사용한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결혼한 것도 소장품 때문이란다. 두 분이 연애하실 때 아버지가 어머니를 집에 데리고 가서 ‘귀한 것을 보여 주겠다’며 포대자루를 보여줬는데 포대자루에서 돌멩이들이 우르르 쏟아졌다고 한다. 근데 어머니가 그 돌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좋게 봤다고 하셨다는데 두 분이 천생연분이셨구나 생각된다.”

- 캠페인에 참여한 계기와 앞으로 계획은.
“나의 공예품, 나아가서는 아버지의 작품과 수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되어서 매듭공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공예 분야가 더 발전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서울문화재단 ‘서울을 모아줘’ 캠페인이 시민 문화를 이끄는 한 획이 되기를 바란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많은 사람들이 바쁜 업무로 앞으로만 쉴 틈 없이 달려가는데, ‘서울을 모아줘’ 캠페인을 통하여 옛 추억을 되살리며 한 템포 쉬어가며 힐링을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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