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국제 보도전문채널 프랑스24에 따르면 7명의 전직 장관들이 사회에서 시스템적으로 일어나는 성차별과 성희롱에 대해 비판하고, 가해자가 처벌을 받지 않는 상황을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직 장관들은 프랑스 시사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Le journal du Dimanche)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성명을 보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성명을 보낸 정치인의 명단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엘리자베스 기두 전 프랑스 법무장관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계 입양인으로 프랑스 장관직에 올라 화제가 됐던 플뢰르 팰르랭 전 문화부 장관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불처벌의 종식”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성명은 참여 정치인들이 1주일간 성적 학대와 괴롭힘에 대한 격렬한 토론을 거친 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드니 보팽 프랑스 하원 부의장이 자신과 같은 유럽생태녹색당(EELV) 소속 4명의 여성 정치인에게 성희롱 등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임했다. 하원의원과 녹색당 공직자를 포함한 8명의 여성은 보팽의 성희롱은 1990년대 후반부터 지속돼 왔다고 증언했다. 보팽은 혐의를 부인했다.
이 사건은 프랑스 정치계에 성폭력에 관한 이슈를 몰고왔다.
보팽 부의장의 사임 하루 뒤, 미셸 사팽 재무장관은 작년 다보스 포럼에서 여성 기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을 마침내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여성 기자의 속옷을 잡아당기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그는 이전까지 혐의를 두차례 부인한 바 있다. 이 사건 이후 몇몇 여성 기자들이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르 주르날 뒤 디망슈의 성명에서 정치인들은 “과거에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분야에 종사하는 다른 여성들처럼 우리 또한 성차별과 싸우며 참아내야만 했다”며 “이러한 환경에 여성들이 적응할 것이 아니라 남성들의 태도가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썼다.
그들은 “이제 충분하다. 성폭력에 대한 불처벌은 종식되야 한다. 우리는 조직적으로 성차별적 발언과 부적절한 제스쳐, 부적절한 행동에 경종을 울릴 것이다. 모든 성폭력의 피해자들이 공개적으로 나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것을 응원한다”고 성명 말미에 밝혔다.
이들은 성폭력을 막기 위한 법이 부족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법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법을 좀 더 엄격하게 집행하고 강제성이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