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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7일 간의 여행. 역사를 만난다 ‘익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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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7일 간의 여행. 역사를 만난다 ‘익선동’

정기철 기자 | 기사승인 2016. 05.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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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보다 앞선 100년 전통의 서울 최고((最古)한옥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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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를 지니고 있는 익선동 한옥거리 전경/제공=종로구청.
2014년 가을 박원순 서울시장 중국 방문 때 서울시청 출입기자단 일행으로 상하이에서 잠시 짬을 내 티엔즈팡(田子坊) 내에 있는 ‘예술거리 타이캉루(泰庚路)’를 찾은 적이 있다.

신천지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으며 지하철 9호선 다퓨차오역 1번 출구로 나가면 길 건너편에 타이캉루 입구가 있다.

좁은 골목길과 허름한 건축물 대부분을 그대로 이용한 채 내부엔 현대인이 원하는 소비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카페, 공방, 스튜디오, 레스토랑 등으로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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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의 흔적을 엿 볼수 있는기와지붕/정기철 기자 ok1004@.
한국 내 100년 전통 한옥 거리인 종로 익선동 166번지 일대가 타이캉루와 같은 도심 속 온화하고 정감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어 내국인들에 이어 외국인 여행객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서민 위한 도심형 한옥…역사·문화적 가치 높아
익선동은 시기적으로 북촌 가회동 보다 앞선 120여 채의 작은 집들이 계획적이지만 어딘지 어설프게 오밀조밀 들어서면서 만들어진 서울 최고(最古)의 한옥지구다.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해 관리되고 있는 종로 가회동 북촌의 2782채와 채부·효자동 일원 서촌의 2138채 등에 비해 덧없이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이들 지역처럼 정돈되거나 세련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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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한옥의 담장 역할을 하는 화방벽이 타일로 마무리 돼 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최초의 근대적 디벨로퍼 정세권이 중산층 이하 서민을 위해 만든 도심형 한옥 집단지구(3만1000여㎡)로 인해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1920년대 당시 서민들은 볏짚으로 만든 초가집에서 거주했던 것을 감안할 때 수도와 전기가 공급되고 대청에 유리문을 설치한 것과 처마에 함석챙을 달았던 도심형 한옥은 파격적이었다.

대부분 100㎡(30평형)이하…기역(ㄱ)자형 많아
한옥 크기는 50㎡(15평형)안팎의 서민용 주택부터 165㎡(50평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대부분이 100㎡(30평형)이하로 넓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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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 한옥은 지붕의 일부분인 처마길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 때문에 지붕의 힘을 견뎌내기 위해 기둥과 기둥사이에 건네 지른 대들보 아래 방을 1열로 배치한 기역(ㄱ)자형의 한옥이 많고 일(ㅡ)자형과 디귿(ㄷ)자형, 미음(ㅁ)자형 등으로 지어졌다.

또 도심형 한옥에서는 외벽이 담장의 역할까지 하는 까닭에 외벽 위쪽에 작은 문을 만들어 방과 외부의 환기통로로 사용했으며 기둥 밖으로 나오는 지붕의 일부분인 처마길이가 짧은 것도 특징이다.

필요한 만큼의 방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전통한옥의 멋을 유지하기 위해 외벽위 작은 문의 높이에 표현한 짧은 간격의 간살(세로로 세워져 있는 나무)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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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을 흰색으로 칠해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ㅍ’카페/조준원 기자 wizard333@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토박이와 외지인 공존
익선동은 변화하고 있는 도시 틈바구니에서 버티고 있는 오랜 한옥들에게 언제부터인가 불어오고 있는 신(新)바람으로 늙은이와 젊은이,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토박이와 외지인이 공존할 수 있는 패러다임(Paradigm)을 보여주고 있다.

손수레 한 대정도는 굴러갈 수 있는 비교적 넓은 길과 건장한 성인 한명이 지나가면 꽉 차 보이는 골목길, 시각적으로 혼돈을 불러오기도 하는 막힌 듯 이어지는 길에서 마주치는 색다른 공간이 재미를 더한다.

새로운 아이템으로 변화를 선도하는 카페와 공방이 있는가 하면 7년째 한국 전통의 차만을 고집하는 찻집,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가다보면 만나는 퓨전 카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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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음‘ㅁ’자 형 한옥 중앙정원에 투명 지붕을 만들어 하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처마에 함석챙이 달린 것은 도심형 한옥의 특징이다/정기철 기자 ok1004@.
제법 오랜세월 자리를 지켜온 한정식 집과 여행객들의 한옥체험을 도와주는 게스트하우스(GuestHouse), 운이 좋으면 창작극을 볼 수도 있는 스튜디오 등도 들어서 있다.

루트 다양해 국내·외 여행객 쉽게 찾을 수 있어
이런 익선동을 찾아갈 수 있는 루트(Route)는 다양해 내국인은 물론 외래 여행객들도 어렵지 않게 오랜 세월흔적이 배여 있는 한옥의 아름다움에 빠져들 수 있다.

익선동 한옥단지를 중심으로 서쪽엔 낙원상가(빌딩)가 있으며 북쪽엔 지하철 3호선 안국역, 남쪽엔 지하철 5호선 4번, 3번, 6번 출구 모두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이 중 지하철 5호선 4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길 하나를 건너면 편의점과 주막(술집)사이로 나타나는 골목길이 익선동 메인스트리트(Main Stree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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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방벽을 헐어 유리를 달고 현대적 감각의 조명으로 분위기를 낸 ‘ㄱ’카페/정기철 기자 ok1004@.
메인스트리트엔 독특한 인테리어 카페·공방 즐비
초입부터 다른 골목길로 갈라지는 곳까지 대략 100여m 정도의 거리엔 몰려드는 여행객들을 위해 저마다의 독특한 인테리어로 중무장한 10여개 가량의 카페와 공방 등이 영업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100년 전 서민들의 주거지로 활용됐던 한옥의 골격은 그대로 살린 채 현대인의 감각과 취향에 맞게 인테리어를 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맨 처음 맞닺뜨린 ‘ㅇ’카페는 처마에 함석챙이 달린 도심형 한옥의 특징을 잘 보여줄 뿐 아니라 지붕의 뼈대를 이루는 서까래를 노출하고 있어 햄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느끼는 분위기가 색다르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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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역(ㄱ)자 한옥의 정원에 평상을 놓아 커피 등 음료수를 마실 수 있게 만든 ‘ㅅ’카페/엄수아 기자 sa15@.
익선동 한옥치고는 꽤 널찍한 ‘ㅁ’자형 한옥으로 중앙정원에 투명 지붕을 만들어 비를 막아주고 하늘의 전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한옥의 전통 멋 살리고 현대적 감각 가미로 눈길
건너편 대각선 쪽에 자리 잡고 있는 ‘ㄱ’카페는 담장 역할을 겸하고 있는 화방벽(화재나 빗물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벽)을 헐고 유리를 붙여 시원함을 더했다.

과거 방으로 사용했던 곳을 마치 툇마루처럼 개조한 자리에서 화방벽을 헐어 붙인 유리창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과 골목길을 지나는 여행객을 바라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흐뭇해진다.

‘ㄱ’카페 바로 옆 ‘ㅇ’카페로 가는 좁디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오래전 화방벽으로 사용했던 잔재를 볼 수 있어 이곳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지구임을 눈으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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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틀을 유지하고 있는 서까래(천장에 생선 가시 처럼 생긴 나무들)와 대들보(사진 위쪽 맨 앞 가로 목재)를 그대로 살린 ‘ㅍ’카페/조준원 기자 wizard333@
한옥과 미술의 만남을 테마로 하고 있는 ‘ㅇ’카페
한옥과 미술이 만난 공간을 테마로 하고 있는 ‘ㅇ’카페는 실내로 들어가면 좁은 공간에 널찍한 여백을 확보한 빈티지 스타일의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벽에는 그림들이 걸려 있다.

한옥 속 지중해 풍 건물로 느낄 수 있도록 갈색 벽돌로 쌓은 외벽에 새하얀 색깔의 페인트를 칠한 향수 공방 겸 카페 ‘ㅍ’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여행객들은 이색적인 건물에 이끌려 들어가 기와 지붕과 처마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반갑게 마주하며 펼치는 주인장의 향수·향초 제조법 티칭에 잠시나마 여유로움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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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 메인스트리트 중간 쯤에 있는 옛날식 구멍가게. 대문과 방화벽을 헐어 동네 이웃집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먹태·쥐포 곁들여 맥주 마실 수 있는 구멍가게
메인스트리트에 들어선 쟁쟁한 카페들 사이에 굳이 대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아도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옛날식 ‘구멍가게’도 있다.

대문과 방화벽을 헐어 여행객들이 편하게 가게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으며 연탄불에 구워진 먹태·쥐포를 곁들인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구멍가게에 걸맞은 컵라면과 과자 등도 먹을 수 있다.

메인스트리트 골목길 끝 세 갈래로 나눠지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가면 2009년 문을 연 전통찻집 ‘ㄸ’이, 오른쪽으로 가다 골목이 막힌 듯이 보이는 곳에는 2015년 오픈한 ‘ㅁ’카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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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문을 연 ‘ㄸ’카페. 현재는 화방벽을 헐고 출입문을 만들었으며 당초 만들어진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조그마한 뜰이 있다/조준원 기자 wizard333@
비오는 날 한옥 대청마루에 앉아 파전과 막걸리
전통찻집 ‘ㄸ’에서는 당초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옥에서만 볼 수 있는 안뜰의 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영업용 출입문은 화방벽을 헐어 새롭게 만들기도 했다.

또 비오는 날 한옥 대청마루에 앉아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파전에 막걸리를 마시기에 제격인 ‘ㅁ’카페엔 100여전 대문으로 쓰였던 목재가 창고 문으로 쓰여지고 있는 아이러니(Irony)한 현상도 볼 수 있다.

특히 수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다녀갔을 ‘ㅎ’ ‘ㅊ’칼국수 집과 돈화문로 쪽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고깃골목이 서로 뒤엉켜 익선동의 시간 여행에 먹는 즐거움까지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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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3가역 6번 출구 부근에 자리잡고 있는 고깃골목의 야경이 정겹게 다가온다/이상희 기자 vvshvv@
익선동 증표인 한복집·철물점·세탁소와 고깃골목
한옥과 골목길 탐방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 눈에 보이는 고깃골목의 풍경은 회색도시 속 오아시스와 다르지 않다.

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로 나가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만날 수 있는 ‘ㄷ’집, ‘ㄱ’집, ‘ㅅ’집‘,ㅁ’집 등 식당과 술집에서 뿜어져 나오는 맛있는 냄새로 퇴근길 직장인들과 여행객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다.

골목길 중간 중간에 자리 잡고 있는 철물점과 한복집, 세탁소, 구멍가게, 저렴한 술집, 고깃골목 등은 과거부터 살아왔던 서민의 삶이 현재로 고스란히 이어진 익선동의 증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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